파리 올림픽 대책은 ‘해병대 훈련’··· 과연 통할까?
‘해병대 훈련’이 올림픽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내년 파리 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며 국가대표 선수들 전원에게 해병대 극기훈련을 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 회장은 지난 8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제 정말 파리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파리 올림픽 선수단장을 내년 1월 진천선수촌 훈련 개시식 때 임명해 올림픽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게 할 것이며, 나를 포함해 국가대표 전원이 해병대 훈련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견 마지막에 나온 ‘깜짝 발언’이었다.
통상 해병대 훈련 이상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해병대 훈련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회장은 회견에서 구기 종목과 투기 종목 성적이 저조했다고 짚었다. 인도·우스베키스탄 등 항저우 대회에서 선전한 국가들이 1~2년 사이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이 회장은 “귀국하면 진천선수촌에 TF를 만들어 정확하게 대회 결과를 분석하고,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선택과 집중을 할 참”이라면서 “국제 업무를 강화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국의 훈련 시스템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변 확대 중요성을 언급했고, 과학적인 접근 또한 강조했다. 그리고 나온 마지막 말이 ‘해병대 훈련’이었다. 해병대 훈련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맥락 자체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해병대 훈련은 결국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다. 항저우 대회 개막 전, 대한체육회는 진천선수촌에서 새벽운동과 산악훈련을 부활시켰다. 정신력 강화라는 점에서 해병대 훈련과 같은 맥락이다.
새벽 훈련이 항저우 경기력에 그리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회장 본인이 이날 회견에서 “지금까지는 너무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이런 식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새벽 훈련·산악 훈련에 이은 해병대 훈련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회장의 “나도 받겠다”는 공약은 선수 경기력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항저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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