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장비 10조대 주문 쏟아진다
국내 배터리 장비 업계에 초대형 발주가 임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배터리 3사가 북미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연말까지 설비 투자 규모가 10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파악됐다. 역대 최대 규모 투자로, 배터리 후방 산업계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9일 전자신문이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투자 계획을 분석한 결과, 연내 약 27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장비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파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159기가와트시(GWh), 삼성SDI가 33GWh, SK온이 78GWh다.
배터리 업계의 해외 생산라인 투자금액은 통상 1GWh 당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40~50%가 장비 투자가 차지한다. 최근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에 따라 투자 금액이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1GWh 당 500억원 수준으로, 270GWh의 총 장비 투자 금액은 약 13조50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표 이후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간 북미 합작법인 설립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들 공장은 대부분 2025년을 전후로 가동을 목표로 한다. 통상 배터리 공장 완공 1년에서 1년 반 전에 장비 발주가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을 전후로 발주가 이뤄져야 한다. 연내 발주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국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50GWh 규모 3공장 장비 발주를 시작했다. 일부 장비사들이 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혼다와 합작 설립한 L-H배터리컴퍼니(가칭)이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는 합작공장 장비 발주도 일부 시작됐다. 합작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40GWh로 2025년 말부터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짓는 49GWh 규모 넥스트스타에너지 대규모 발주도 예정됐다. 미시간주에 짓는 단독 공장 증설 발주도 연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미시간 공장 생산능력을 5GWh에서 2025년 25GWh 규모로 늘리기 위한 증설 작업을 추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협력 장비사들은 구매의향서(LOI)를 받아 장비 공급을 준비해왔다. 티에스아이, 씨아이에스, 디이엔티, 디에이테크놀로지, 디에스케이, 에이프로, 아바코, 코윈테크, 에스에프에이 등이 주요 협력사로 꼽힌다.
삼성SDI가 북미에 짓는 첫 배터리 공장인 스타플러스에너지(스텔란티스 합작법인) 1공장 장비 발주도 시작됐다. 총 33GWh 규모로 두 차례에 걸쳐 장비 발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부 장비사가 공급계약을 공시했으며 추가 수주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일엠앤에스, 한화모멘텀, 필에너지, 원익피앤이, MOT, 엔시스, 갑진, 이노메트리, 에스에프에이 등이 공급사로 거론된다.
SK온의 경우 포드 합작사인 블루오벌SK의 43GWh 규모 켄터키 2공장 발주가 예정돼있다. 현대차와 짓는 35GWh 규모 합작공장에 대한 장비사 선정도 임박했다. 이미 장비사들이 입찰 서류를 제출해 놓은 상태로 연내 장비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협력사는 윤성에프엔씨, 피엔티, 엠플러스, 톱텍, 유일에너테크, 우원기술, 하나기술, 이노메트리, 에스에프에이 등이다.
장비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장비사들의 올해와 내년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외에 국내 배터리 3사의 국내, 유럽 공장 증설과 글로벌 배터리 신생 업체들의 장비 발주가 이어지는 것도 호재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올해 상반기부터 장비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비교해 스케줄이 일부 지연됐지만 올해 말부터 수주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단 물류비와 원재료 가격 급등이 있어 수익성 부분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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