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기조에다 중동 불안…고심하는 외환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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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외환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엔화가 최근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 아래로 떨어진데다(엔·달러 환율은 상승)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6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6원 내린 1349.9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경기둔화에 이에 따른 연준의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기대에 근거를 둔 약달러 전망이 외환시장의 컨센서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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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려 美와 격차 축소…경기부담에 어려운 선택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안전자산 달러 강세 부추길 듯
일본 엔화가 최근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 아래로 떨어진데다(엔·달러 환율은 상승)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충돌 등으로 불안한 중동정세가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이끌 수도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은 외국인 자본의 유출, 수입물가 상승 등을 촉발시킨다. 경기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6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6원 내린 1349.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8월부터 꾸준히 오름세다. 7월 중순만 해도 1260원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8월에만 50원 가까이 뛰었고, 9월에만 30원 올랐다. 지난 4일에는 1363.5원으로 11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달러값 강세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호조여서다. 이를 대표하는 지표가 고용 동향이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고용은 34만 명 가량 늘었다. 시장예상치보다 2배 높다. 여기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올해 안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지표와 고금리 지속 기간이 예상과 달라지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킹 달러' 현상은 전망과도 다르다. 미국 경기둔화에 이에 따른 연준의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기대에 근거를 둔 약달러 전망이 외환시장의 컨센서스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기 호조로 미국과 주요 선진국간 실질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전망의 현실화가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 실질금리 상승의 달러화 영향'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질금리 상승압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럽은 3분기 역성장 우려, 일본은 완화기조 유지로 실질금리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확대도 달러 강세를 지속시킬 요인으로 부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번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증대는 국제유가 급등 등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더구나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무력충돌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당국의 정책선택폭은 좁아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환율급등을 막기 위해 달러 매도를 통한 시장개입에 치중하면 외환보유액은 급감한다. 9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 대비 41억8000만달러 줄었다. 8월(-35억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다. 실제 이 기간 환율은 80원 가까이 올라 환율 방어용으로 달러를 푼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개입 외에 '금리 인상, 긴축 강화'라는 정책카드를 내놓을 순 있지만 내수, 수출 부진에다 경기악화를 불러 올 수 있어 선택이 쉽지 않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지난 4일 금융·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인 후 기자들과 만나 "긴축고삐를 죌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말 발표한 '2023년 중간경제전망'에서 "주요 선진국 대부분은 내년까지는 금리인하 범위가 제한될 것"이라며 "소규모 개방경제 중심으로 금리인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하고, 정책은 시장과 적절히 소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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