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다저스 210승 레전드 망연자실, 10월엔 ‘13승·ERA 4.49’ 평범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깨와 상관없다. 내가 못 던졌을 뿐이다.”
LA 다저스 210승 레전드 클레이튼 커쇼(35)가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소환했다. 유독 가을만 되면 고개를 숙이는 약점이 또 드러났다. 커쇼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정신없이 난타를 당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ESPN 스탯&인포에 따르면 역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아웃카운트를 올리기 전에 5피안타로 5실점한 투수는 커쇼가 최초다. 그냥 패전도 뼈 아픈데 흑역사를 제대로 추가했다.
커쇼가 난타를 당하자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얘기가 미국 언론들에 도배됐다. 실제 커쇼는 포스트시즌 통산 39경기(선발 32경기)서 13승13패 평균자책점 4.49다. 포스트시즌 마지막 승리도 2020년 10월26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 원정경기(5⅔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였다.
커쇼는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서 우승한 2020년에 5경기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맹활약하며 드디어 10월에 약한 사나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그러나 이후 포스트시즌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며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2021년엔 부상으로 아예 포스트시즌서 구경꾼이었고, 2022년에도 1경기서 평균자책점 5.40이었다. 포스트시즌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게 2020년이 유일하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프레디 프리먼 등 LA 다저스 사람들은 9일(이하 한국시각) 디 어슬레틱에 “충격적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자 커쇼는 “정말 난처하다. 모두를 실망시킨 것 같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커쇼가 초반에 난타 당하자 어깨에 다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그러나 커쇼는 “괜찮다. 건강과 관련된 건 없다. 내가 못 던졌을 뿐이다”라고 했다. 로버츠 감독도 커쇼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 등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커쇼는 “분명히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다. 좋은 투구를 몇 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도(애리조나 자들) 때렸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포스트시즌에 선발 등판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분명히 우리에 기회가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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