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위성통신 원천 기술 국가 차원서 대규모 투자를 [기고]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3. 10. 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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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엽 인텔리안테크 대표

최근 UFO 보도 해프닝이 있었던 스타링크(Starlink) 저궤도 위성군은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통신에 의해 원격 조종 드론 공격을 통해 전쟁 방법을 바꿔 놓기도 하며, 확전을 우려하여 더 이상 통신 지원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번복하는 등 저궤도 위성통신은 이제 국가 간 전쟁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역량임이 증명되었다.

뉴스페이스로부터 출발한 스타링크, 원웹(OneWeb) 등 저궤도 위성통신은 초창기에는 막대한 투자 소요로 인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서비스가 개시된 요즈음에 이르러 육·해·공을 가리지 않는 초고속 통신, 수십 msec 저지연 서비스, 저가의 콤팩트한 단말의 장점으로 인해 이제는 모빌리티와 커넥티비티에서의 핵심 요소가 되었고, 국가 안보 및 블록별 안보 협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요즘 그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필자의 기업은 국내 기술기업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단말을 생산하여 전 세계 위성통신 사업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세계 몇 안 되는 회사다. 위성을 계속 추적하고 위성 간 핸드오버를 해야 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단말은 당사가 오랫동안 생산해온 해상용 위성통신 단말의 결정판이다. 더구나 올해 10월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하여 시장에 내놓는 저궤도 위성 평판(Flat Panel) 안테나 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저궤도 위성통신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자력으로 이루어낸 성과지만, 국내 위성통신 생태계를 육성하고 국가 핵심 역량인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국내 위성통신 과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 국내 공급 체인(Supply Chain)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과 함께 수요 창출을 위한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저궤도 통신위성 발사 및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구축 경험이 전무하며, 기술 수준은 물론 시장, 인프라, 생태계 형성이 매우 미흡하다. 기존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이 2세대로 진화하고 있고, 아마존이나 텔레셋, 유럽연합(EU)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새로운 첨단 위성통신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체 위성망(통신탑재체·게이트웨이 포함)이 구축·운용되어야 하므로, 단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위성통신 단말을 생산하고 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제품에 대해 최종 OTA(Over-The-Air) 확인 시험을 해야 하기에 이를 위한 시험 검증 인프라가 필요하다. 즉 단말과 통신을 할 저궤도 위성이 있어야 하고 지상인터넷을 연결해 줄 게이트웨이 지상국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는 없다. 단말의 위성 추적 시험도 해야 하는데, 저궤도 위성이 우리나라 상공에서는 대응을 않는다. 우리나라 우주 개발은 모두 저궤도 관측 위성과 정지궤도 위성, 발사체에 한정되어 있다. 단말을 외국으로 들고 나가서 시험을 해야 할 형편이다. 만일 제대로 된 시험 없이 해외로 제품이 나가 설치된 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수리나 교체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대가는 엄청나다.

이 같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가 지원하는 대규모의 R&D 사업이 필요하다. 각국 정부들은 독자적인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스타링크에 의한 안보 위협을 우려하여 1만3000여 개 위성으로 망을 구축하겠다는 '궈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 3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24억유로(약 3조4000억원) 예산을 투입하는 'IRIS2 프로젝트'에 대한 유럽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도 국방에서의 활용과 국내 위성통신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대규모 원천기술 개발 투자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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