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표준 플랫폼 적극 활용 늘어나는 디지털금융 수요 대응"
"클라우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삼성생명은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활용을 위한 가상의 데이터센터 체계인 '클라우드 표준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업의 혁신을 주도할 것입니다."
이팔훈 삼성생명 정보전략팀 상무(사진)가 지난 9월 26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삼성생명 사옥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클라우드는 단순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각종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몰려드는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디지털 관련 신기술 대부분이 클라우드 중심으로 개발·활용되고 있다"면서 "당연히 금융도 이러한 신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필수이며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의 견해처럼 현재 금융 업계는 거대언어모델(LLM),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블록체인,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의 현대화, 인공지능(AI) 기반 콘택트센터, 글로벌 진출 등 산적해 있는 다양한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회사 차원에선 IT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마이데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기업이 직접 서버,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자사 데이터센터나 전산실에 구축해 운영하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탈피해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긴요한 선행 과제가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 생명보험 업계 1위 기업인 삼성생명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올해 5월 안정적인 클라우드 표준 플랫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상무는 "(지난해) 클라우드 도입 초기에는 신기술 적용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퀵인(Quick-Win·즉각적 성과) 과제를 추진해 성공 경험을 체득하는 것에 집중했고, 이후 쌓인 역량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는 표준 플랫폼을 구축해 클라우드 확산에 대비한 가상의 데이터센터 환경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라우드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은 총 7개로 표준 플랫폼 외에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AI 상담 지원, 전사 포인트 시스템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상무는 클라우드 도입 이후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이 '확장'된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는 디지털 관련 새로운 과제를 추진할 때 클라우드 내 신기술을 쓰고 싶은 요구가 있어도 보안, 운영체제 등 거버넌스상 제약으로 쉽게 선택할 수 없었는데, 표준 플랫폼 구축 이후에는 클라우드의 모든 서비스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많은 디지털 과제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기보다 기존 처리계 서비스와 맞물려 돌아가게 되는데, 기존 데이터센터(상암)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전용선으로 연결해 하이브리드 형태의 아키텍처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이 밖에 아직 성과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임직원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술검증(PoC) 형태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인프라 제공이 필수인데, 표준 플랫폼이 그 기능(샌드박스)을 수행할 수 있게 된 점도 변화한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상무는 삼성생명이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파트너로 AWS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상무는 "고객사 임직원 대상 교육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는 데다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과 클라우드를 접목해 여러 솔루션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최적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AWS는 매출을 책임지는 등 영업을 하는 조직과 별도로 고객사 비용을 최적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조직이 구분돼 있어 기업 고객군의 만족도가 높은 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상무는 "삼성생명은 디지털 및 신규 과제를 중심으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클라우드 업체들은 각각 비즈니스 운영 기간과 기술력의 차이로 업체 간 경쟁력 및 마케팅 전략이 상이하다고 판단돼 클라우드 각 사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사용하되 운영의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주력으로 활용할 클라우드 서비스와 업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특화 서비스 등 투트랙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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