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는 잊어라"… 첨단도시로 거듭난 디트로이트
정부·민간이 힘모아 도시재생
폐허 같던 미시간 중앙역 건물
포드, 사들여 모빌리티 허브로
다운타운내 건물 재생도 성공
구글·아마존 등 기업유치 나서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3사(포드,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가 위치한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흥과 전성기를 이끌며 '모터시티(모타운)'로 유명해졌지만 이후 도시가 급격히 침체하면서 '고스트시티(유령도시)'로 불렸던 곳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곳에 본사를 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시는 급격히 활기를 잃어갔다. 1950년 185만명에 달했던 디트로이트시의 인구는 2013년 70만명까지 줄었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면서 빈집 7만8000채가 발생했고, 밤에는 범죄가 활개를 쳤다.
범죄율 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추락하고 도시인구의 3분의 1이 극빈층으로 전락해 세수가 줄어들면서 급기야 디트로이트시는 2013년에 미국 지자체 최대인 180억달러 규모의 파산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몰락한 도시'의 대명사였던 디트로이트가 인공지능(AI)·모빌리티(자율주행) 중심 첨단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기자가 찾은 디트로이트는 정부와 민간의 효율적 도시재생 프로그램 진행으로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되살아난 모습이었다. 리치 팔레 뉴랩 마케팅 총괄은 "(디트로이트가)세계적인 위치를 되찾을 수 있도록 기업과 주정부·시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연구소·회사들이 (배터리, 자율주행 등) 기술 성장을 위해 융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배터리 스타트업 아워넥스트에너지(ONE)의 무지브 이자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 회사 입장에서는 공급망 생태계가 중요한데,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서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계속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제조업이 한때 쇠퇴했지만 여러 나라에서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가치는 제조업에 있고, 디트로이트는 제조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디트로이트의 부활에는 기업들의 역할이 컸다. 포드는 버려진 디트로이트의 미시간 중앙역을 전기·자율주행차 연구센터로 재건했다.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완수됐다. 연방정부와 시는 1만여 채의 집을 철거하고 새롭게 단장했다. 민간 주도로 다운타운 내 빈 건물이 재생됐고 다운타운 인구가 늘면서 식당, 상점, 호텔 등도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달 기자가 찾은 디트로이트 다운타운 레스토랑에서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댔다.
공적 성격의 디트로이트시 산하 경제개발기구(DEGC)는 'Detroit is on the Rise'를 구호로 내걸고 도시 부활을 지원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경기장 등 시설을 만들고 구글, 아마존 등 혁신기업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도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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