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왜 쓰냐고요?… 직원 실수 줄고 업무 확 빨라져요
서비스소프트웨어 대표기업
아닐 부스리 워크데이 CEO
"자체·외부 언어모델 종합해
인력관리·재무에 AI 효과적"
제임스 캐머런 영화감독
"상상·추론은 삶이 기반
인간 고유의 영역이죠"
"인간 경험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정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워크데이 접근법이다."
아닐 부스리 워크데이 공동 창립자 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워크데이 라이징 2023' 행사에서 생성형 AI 전략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워크데이는 이름 그대로 임직원의 근무시간을 관리하는 솔루션 기업이다. 기업을 위한 인력 관리와 재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 2023회계연도에는 매출 62억2000만달러(약 8조4200억원)를 기록하는 등 대표적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 대한항공 등이 굵직한 워크데이 고객사다. 워크데이 라이징 행사는 워크데이가 파트너와 고객을 초청해 진행하는 연례 행사로, 올해는 지난달 26~29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시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렸다.
올해 워크데이 라이징 행사의 화두는 역시 인공지능(AI)이었다. 부스리 공동 창업자 겸 CEO는 워크데이만의 AI 경쟁력을 설명하며 "AI에 대한 플랫폼 중심의 접근법과 함께 독보적인 데이터셋(6500만명의 사용자), 인간 중심 접근을 통한 신뢰가 워크데이만의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쏘아 올린 신호탄과 함께 AI 열풍이 불어닥친 지 어느새 만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이다. 그동안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생성형 AI 기반의 신규 기능과 서비스를 선보여 왔다. 데이브 소히니건 워크데이 글로벌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워크데이는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는 AI나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기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며 "생성형 AI는 툴 중 하나이고,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가지고 있는 많은 툴 중에 최선을 고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에서 워크데이가 선보인 생성형 AI 기반 신기능도 실질적으로 고객들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특정 직무에 대한 채용 공고를 올릴 때 필요한 직무소개서를 AI가 작성해주는 기능이 추가된다. 워크데이에 저장된 직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나 근무 조건 등을 분석해 직무 설명을 수분 내로 작성한다.
또한 고객사들의 워크데이 사용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대화형 AI' 기능을 도입한다. 예를 들어 인사 담당자들이 챗봇에 '최근 6개월간 채용 트렌드를 종합해줘'라고 질문하면 해당 기업의 채용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 채용 계획 달성 정도, 제안한 오퍼의 승낙 비율 등을 보여준다. 일반 직원도 특정 직책이 되기 위해 필요한 직무 역량 등을 질문하면 해당 직원이 가진 스킬셋을 분석하고 필요한 역량과 이를 키울 수 있는 교육, 멘토 매칭까지 연결한다.
워크데이 고객사가 다른 AI 솔루션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워크데이 AI 마켓플레이스'도 내년 2분기 안에 공개할 예정이다. 신뢰할 수 있는 서드파티 AI 솔루션을 모아 워크데이의 AI 생태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것으로, 워크데이의 자체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 신뢰할 수 있는 솔루션만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아마존, 액센츄어를 포함한 15개사가 초기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이러한 신규 기능들은 내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2024년 내에 순차적으로 워크데이 서비스에 도입될 예정이다. 셰인 루크 워크데이 AI·머신러닝 부문 수석 부사장은 AI 대신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 개념을 소개하며 "임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임직원의 업무를 빠르게 하고, 오류는 줄이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워크데이는 자체 데이터로 구축한 40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자체 언어모델과 함께 오픈AI의 GPT, 구글 바드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을 사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짐 스트래턴 워크데이 CTO는 "오픈AI, 구글 등의 LLM과 개념증명(PoC)도 진행하고 있다. 기본적인 사용 사례에는 이러한 모델을 사용하면서, 워크데이만의 영역에 특화된 문제 해결에서는 워크데이 모델을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신중한 접근법만큼 워크데이는 책임 있는 AI도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주목도가 급상승하면서 AI의 안전성·투명성 등을 위한 규제 필요성도 부상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지난 6월 'AI 법(AI Act)'을 통과시킨 데 이어 미국도 AI 규제 방향을 활발히 논의 중이다. 한국도 최근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한 바 있다.
스트래턴 CTO는 "워크데이 앱은 사람에 대한 데이터, 재무적인 정보 등 민감한 부분을 관리하기에 데이터 보호, 투명성 등이 매우 중요하다"며 "책임 있는 AI 전문 팀을 구성해 고객사들이 우리가 만드는 것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한 워크데이 라이징 행사에는 파트너사와 고객사 등 약 1만5000명이 몰렸다. 또한 키노트 연사로 제임스 캐머런 영화감독을 비롯해 민디 캘링 영화배우 겸 작가,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CEO 등이 참여했다.
행사 첫날 연사로 나선 캐머런 감독은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 대해 설명하면서 "나는 살인해본 적이 없지만 터미네이터 각본을 집필했고 임신해본 적이 없지만 사라 코너(터미네이터 등장인물)라는 인물을 썼다"며 "상상력과 추론은 인간의 삶과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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