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현대차로 우뚝… `퍼스트무버` 정의선 혁신 통했다

장우진 2023. 10.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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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주년 맞은 정의선 회장
작년 영업익 사상최대 9조 돌파
포티투닷 인수로 자율주행 발판
미래 모빌리티 시장 개척 일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오는 14일로 취임한 지 만 3년차를 맞는다. 그 동안 현대차그룹은 프리미엄화와 전동화라는 투 트랙 혁신을 앞세워 지난해 세계 판매량 3위 자리에 올라섰고, 여기에 사상 최대 실적과 배당, 개방형 혁신과 조직문화 구축 등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정 회장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전환에 더 과감한 투자를 하고 로보틱스·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 개척을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14일 취임 3주년을 맞아 별도의 행사 없이 통상 업무를 수행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과 내년 사업계획 등에 대한 구상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 취임 이후 3년 간 현대차는 과감한 사업 확장와 적극적인 투자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작년 전 세계에서 684만5000대를 팔아 토요타(1048만3000대), 폭스바겐(848만1000대)에 이어 처음으로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이 같은 노력은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현대차 9조8198억원, 기아는 7조2331억원으로 사상 최대였고, 그 결과 그룹사 배당액도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도 현대차는 7조8306억원, 기아는 6조277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내 2년 연속 신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의 과감한 투자 전략과 조직 혁신을 이 같은 성과의 비결로 꼽고 있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이었던 2019년부터 전면 자율복장, 상시 채용, 직무별 입사교육 등을 시행하며 업종 특성 상 보수적이었던 조직 문화를 신세대 맞춤형으로 바꿨고, 특히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연구원들의 놀이터' 개념으로 시작된 롤링 랩에 힘을 주며 첫 고성능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 N'라는 결과물을 이끌어 냈다.

여기에 과감한 투자와 인재 발탁을 더해 회사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작년 8월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인수했고, 포티투닷의 송창현 대표에게 현대차그룹 SDV본부 사장 겸직을 맡기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SDV로의 대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심에는 포티투닷이 있다. 이 외에도 미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 미 UAM 법인(슈퍼널) 출범, 미 로보틱스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등 미래 신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 중 슈퍼널 법인장을 맡고 있는 신재원 사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으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미래 성장에 초점을 뒀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인사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대 시절 악연이었던 삼성과도 과감하게 손을 잡는 결단도 했다. 양사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 공급 협업을 맺었으며, 삼성전기는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로 선정돼 서라운드뷰 모니터(SVM)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유럽을 넘어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전동화 거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설립으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과 함께 해외 유수 인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근 3년 간 정 회장의 혁신 노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향후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할 전략적 투자를 지속할 지 등이 향후 숙제로 꼽힌다. SDV의 고도화, 중국시장 재도약, 기업문화 혁신 등이 대표적이다.

SDV의 고도화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담보로 인식된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파워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최상위권 업체와의 격차가 아직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분야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단순히 최상위권 업체를 따라잡겠다가 아닌, 넘어서겠다는 각오로 노력하지 않으면 뒤쳐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SDV를 통해 고객들에게 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고, 제조에서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해야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SDV 고도화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

또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현대차그룹은 문제점에 대한 진단을 시작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반등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지 생산시설 최적화와 효율화, 현지 맞춤형 제품 강화 추진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고부가가치 차량 생산을 늘리고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춘 전기차를 지속 선보여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다를 보이고 있다.

기업문화 혁신도 필요하다. 최근 수년간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는 극적으로 변화해 왔지만, 성과를 내는 기업문화로의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정 회장과 경영진도 충분히 파악하고 공감하고 있는 만큼, 과제 극복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현대차그룹의 움직임 또한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 영입과 기술 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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