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하마스 뒷배"…이스라엘 전쟁, 美-이란 대리전 우려
WSJ "이란, 하마스 공격 계획 승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을 이스라엘에 급파하는가 하면 이란이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도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임박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1~2일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으로 미 당국자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가자지구 내 지상작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며 "우리는 계엄령 하에 있고 수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했으며 앞으로 수십 만명까지 늘려 남부사령부에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전선을 넓히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포탄과 유도탄으로 이스라엘 초소 3곳을 공격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를 둔 헤즈볼라를 포탄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무력 충돌이 격화하자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날까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해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특히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무려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00명이 넘어섰다. 양측의 부상자는 4000명 이상이다. 하마스와 이번 공습에 참여한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에 잡힌 인질도 130명 이상이다.
미국, 항모전단 전진 배치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항모전단을 이동시키고 전투기를 편대를 늘리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의 동지중해 이동을 명령했다. 항모전단은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함, 순양함인 노르망디함, 구축함인 토마스 허드너함 등으로 구성됐다. 2017년 공식 취역한 제럴드 포드함은 현존하는 항모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형 A1B 원자로 2기를 통해 동력을 20년간 무제한 공급받을 수 있다.
국방부는 또 F-35, F-15, F-16, A-10 등 역내에 전투기 편대를 증강하는 조치도 취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은 필요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국방부는 이스라엘군에 탄약을 포함해 필요한 군 장비와 자원을 신속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오스틴 장관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국민을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이스라엘 측과 계속 긴밀하게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하마스 지원"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WSJ는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해 왔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 이스라엘을 기습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이 회의에는 이란혁명수비대 장교는 물론 이란이 지원하는 4개 무장단체 대표가 참석했다고 한다.
또 헤즈볼라의 고위 간부들은 이란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을 사방에서 위협할 수 있는 다중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계획으로 세우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가지 하마드 하마스 대변인은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이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다"면서 "이란은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이 해방될 때까지 우리 전사들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이란, 하마스는 이번 공격에 직접 개입했다는 점을 공식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란이 이번 하마스의 공격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증거는 가지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란도 유엔 주재 사절단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확고하게 지지하지만, 팔레스타인의 대응(이번 공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냐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하마스의 살인적인 공격으로 인해 우리는 길고 어려운 전쟁을 시작했다"며 "이스라엘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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