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엿보다… 전주박물관 ‘아주 특별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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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보내는 동안 남기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선조들이 남긴 그림에는 평생 가슴에 남는 특별한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저마다 간직하고 싶어한 다양한 일상이 펼쳐져 있다.
함께했던 만남, 쉽게 지나칠 수 없던 자연 풍경,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그린 그림 등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춰 사연이 있는 31건 83점의 그림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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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보내는 동안 남기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터.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오는 29일까지 하는 특별전 ‘아주 특별한 순간-그림으로 남기다’는 옛사람들의 SNS인 그림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선조들이 남긴 그림에는 평생 가슴에 남는 특별한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저마다 간직하고 싶어한 다양한 일상이 펼쳐져 있다. 함께했던 만남, 쉽게 지나칠 수 없던 자연 풍경,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그린 그림 등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는 전시 주제에 맞춰 사연이 있는 31건 83점의 그림이 준비됐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유물 중 ‘문관초상’, ‘수하한담도’ 등 12건 31점도 포함됐다.
1부에서는 함께 모여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즐겼던 순간들이 기다린다. 조선시대에는 ‘아집’(雅集), ‘아회’(雅會)라는 이름으로 취미를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함께 즐겼던 문화가 있었다. 이인문(1745~1821)이 경치 좋은 곳에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때를 그린 ‘누각아집도’ 등 사적인 모임을 추억한 그림들을 1부에서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멋진 자연 풍경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강세황(1713~1791)은 아들이 회양 부사로 부임하자 아들을 따라가다 금강산 가는 길에 있던 피금정을 방문했던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다. 이인상(1710~1760)은 15년 전 지인과 함께 구경했던 금강산 구룡폭을 떠올리며 기억을 더듬어 다시 그리기도 했다.
경치를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눈앞의 장면만 담는 게 아니라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과 나눈 감정과 사연까지 저장하는 일이다. 휴대전화로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요즘과 달리 사진이 없던 과거에 추억을 더듬어 가며 붓을 들고 화폭을 채워 간 손길이 정성스럽게 다가온다.
3부에서는 국가와 개인이 행사가 있을 때 남겼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왕세자가 탄생해 스승과 상견례하고 성균관에 입학하는 등 왕세자의 성장 과정이 담기는가 하면 평안감사 부임식을 담은 ‘평안감사향연도’ 등 특별한 행사를 그림으로 기록한 것을 보게 된다. 거대한 그림 속 미니어처 같이 묘사된 실존 인물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요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주문받아 그린 근대기 초상화들이 함께 전시됐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전북 출신의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평생도’다. ‘석강실기’에는 70세가 넘은 채용신이 특별한 순간을 병풍에 담아 자손에게 보이고자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채용신은 과거를 돌아보며 찬란했던 시간을 떠올렸고 이 중 열 가지 순간을 꼽아 10폭의 병풍에 펼쳐냈다. 채용신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남은 태조의 어진(왕의 초상화) 작업을 비롯해 그가 보여 주고 싶었던 특별한 순간들이 관람객에게 좋았던 날을 돌아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여름 전북 부안에서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맞춰 학생들이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됐다. 전시를 준비한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지금도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어’라고 한다”면서 “평범한 모임도, 인생의 중요한 하루도 그림으로 남겨 기억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유물을 보면서 평범한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가까운 지인과 가족들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며 특별한 하루를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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