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법인, 충칭공장 매각가 30% 인하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10. 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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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천억원 투입한 충칭공장
6800억에도 매수희망자 없어
한 달여 새 4760억으로 낮춰
中 내연기관 공장 가치 ‘뚝뚝’
현지 판매 부진으로 중국 충칭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한 달여 만에 최저 입찰 가격을 30% 인하했다.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대로 좁아진 현대차는 현지 사업 재편에도 애를 먹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최근 충칭공장 최저 입찰 가격을 25억8000만위안(약 4760억원)으로 이전보다 30% 낮췄다. 이번 가격 인하 소식은 베이징현대가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자산거래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공개됐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8월 충칭공장의 토지 사용권, 장비, 기타 시설 등을 36억8435만위안(약 680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매각처나 매각 일정 등은 결정된 바 없다”며 “중국에서의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해 다각적으로 사업 효율화 추진 중이다. 생산 라인업 운영 합리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중국 내 다섯 번째 생산 거점으로 충칭공장을 2017년 완공했다. 연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충칭공장의 가동률은 해마다 떨어졌다. 현대차가 중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한 완성차는 2016년 114만2016대에서 지난해 25만423대로 78% 급감했다. 중국 사업 부진으로 인해 현대차 충칭공장은 2021년 말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올해 1~8월 현대차의 중국 현지 생산·판매량이 15만10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4254대)보다 4.7% 늘어나긴 했지만 7년 전 판매량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 충칭공장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로는 전동화와 현지 완성차 기업의 부상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전동화를 계기로 자동차 산업의 후발주자에서 선두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짝퉁’ 취급을 받던 현지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판매에 매진하며 비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 중에서도 현대차 충칭공장을 인수할 주체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놓치지 않던 폭스바겐은 현지 전기차 업체 BYD에 밀리고 있고, 도요타도 중국 내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5년부터 친환경차만 생산하고, 일반 내연기관차는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내연기관차 공장인 현대차 충칭공장에 갖춰진 생산설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한때 다섯 개에 달했던 중국 공장을 두 개로 축소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중국 내 판매 라인업을 기존 13종에서 8종으로 줄이고, 제네시스·팰리세이드 등 고급·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더 뉴 엘란트라(아반떼) N’ 등 고성능 N 브랜드 모델 판매를 시도한다.

지난 6월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 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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