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중심 25년 야구대표팀 역사···10년 기다린 ‘슈퍼 3세대’ 보인다

안승호 기자 2023. 10. 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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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동주. 연합뉴스



문동주(왼쪽)와 노시환 등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야구대표팀 역사에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 선수가 야구대표팀으로 국제대회에 나서기 시작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로 이어진 대표팀 역사에서 목마르게 기다린 ‘3세대’ 탄생을 예고한 무대가 됐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대표팀은 드림팀으로 불렸다. 그즈음, 프로 선수 중심의 ‘1세대’ 대표팀이 탄생했다. 방콕 아시안게임 당시 LA 다저스에서 뛰던 박찬호가 대표팀 에이스로 나선 것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좌완 구대성이 결정적 호투를 하기도 했다. 타선에서는 당시 ‘국제용’으로 명성을 떨치던 이병규와 박재홍이 종횡무진 활약하던 시절이다. ‘라이언킹’ 이승엽이 ‘국민타자’로 탄생한 것도 바로 이때다.

프로 대표팀 1세대 주력투수 구대성. 연합뉴스



‘1세대’의 힘은 4강 결실을 본 2006년 초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닿는다. 김병현, 최희섭, 서재응, 봉중근 등 해외파까지 총출동하던 시절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는 류현진과 김광현이 에이스로 등장한다. 또 이후 대회에는 양현종이 등장하면 좌완 트로이카가 완성된다.

야수진에서는 당시 KBO리그를 주도하던 SK와 두산 선수들이 대표팀 타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이대호와 김태균 양대 거포가 중심을 잡은 가운데 정근우, 고영민, 이종욱, 이용규 등 빠른 선수들이 스피드로 일본야구를 압도하던 때다. 이른바 ‘2세대’ 대표팀이 구성되며 한국야구가 한국야구만의 색깔을 가장 잘 내며 성적도 극대화시키던 시간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암게임를 준비하는 류현진.



한국야구는 이후로 ‘3세대’가 자리를 잡지 못하며 고전했다. ‘2세대’ 대부분이 초베테랑 선수로 자라나는 사이 새로운 얼굴이 성장하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도 양현종이 에이스로 대표팀을 끌어갔다.

그러나 이들을 자연스럽게 밀어낼 새 얼굴 등장이 늦어지며 2021년에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과 올해 3월 WBC 등에서 모두 원하는 만큼 결과를 내지 못하는 배경이 됐다.

25세 이하 선수가 대부분이던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금메달의 ‘해피엔딩’을 이루면서 주요 자리에서 현재이자 미래 자원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그래서 반갑다.

우완 정통파 투수로 에이스 자질을 대부분 갖춘 한화 문동주가 향후 10년 이상 대표팀 선발을 이끌 수 있는 재능을 결승전을 통해 확인했고, 한화 4번타자로 뛰던 노시환은 올시즌 홈런왕답게 대표팀 중심타자로 이대호·김태균 등 선배들의 길을 따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대표팀 주장으로 나선 2루수 김혜성(키움)과 국제대회에서 뱃심을 보인 유격수 김주원(NC) 등이 가능성을 보였고, 슈퍼 재능 보유자인 강백호(KT)도 심신이 힘들었던 올시즌 고비를 넘어 대표팀의 미래를 예고하기도 했다.

불펜의 박영현(KT)과 테이블세터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최지훈(SK) 등도 구성이 될 듯 되지 않았던 대표팀 3세대로 이름을 올릴 채비를 했다.

대표팀의 집중력이 약해진 것은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신 2013년 WBC부터다. 이후 10년은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불완전 상태의 대표팀이 이어졌다. 항저우 대회에서 야구대표팀이 금빛으로 물든 것은 메달 색깔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줄기를 만들 계기를 마련한 것이 더 큰 소득일 수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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