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내일로' 유선희 "칸 이어 부산까지, 벅차…모레티 감독도 기뻐해"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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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내일로'는 거장 감독 난니 모레티가 연출과 주연을 맡았으며, 영화는 1950년대 정치 영화 촬영을 앒둔 감독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뒤,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온 유선희는 연기를 배워본 적 없이 우연한 제안으로 '찬란한 내일로'를 만나 연기의 길로 들어섰는데, 한국인으로선 최초로 이탈리아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고국인 부산국제영화제에 출연작인 '찬란한 내일로'가 초청된 소감도 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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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겸 배우 유선희(40)가 이탈리아 거장 감독 난니 모레티(Nanni Moretti)의 신작 '찬란한 내일로'(Il Sol Dell'Avvenire)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이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찬란한 내일로'는 거장 감독 난니 모레티가 연출과 주연을 맡았으며, 영화는 1950년대 정치 영화 촬영을 앒둔 감독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선희는 극중 한국인 통역사 역할을 맡아 호평을 얻으며 성공적인 배우 데뷔를 알렸다. 한국에서 태어나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뒤,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온 유선희는 연기를 배워본 적 없이 우연한 제안으로 '찬란한 내일로'를 만나 연기의 길로 들어섰는데, 한국인으로선 최초로 이탈리아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유선희는 최근 뉴스1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이어 올해 부산영화제에도 자신의 출연작이 초청된 것에 대한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동시에 일정상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칸 영화제 이후 어떻게 지냈나.
▶아주 바쁘게 지냈다. 칸 영화제 기간 중에도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촬영이 6월 말까지 진행됐고, 그 후 바로 제가 주인공인 단편 영화를 찍었다. 여름에는 다행히 조금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곧바로 음악 활동을 다시 시작해 연주와 음반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다.
-칸에서 '찬란한 내일로'를 선보인 이후 호평이 이어졌는데 소감이 어떤가.
▶그저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반응들 덕분에 기쁘고 앞으로의 기대에 걸맞게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고국인 부산국제영화제에 출연작인 '찬란한 내일로'가 초청된 소감도 말해달라.
▶실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작품이 초청된 것이 칸 영화제에 초청된 것보다 뭔가 더 마음이 벅차다. 아무래도 고국에 내 출연작이 소개돼 더 그런 것 같다. 칸 영화제 때는 너무 무지의 세계에 갑자기 뛰어든 듯한 느낌이 커서 그저 꿈을 꾸다 온 듯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는 기대도 많이 됐고, 또 한국은 내게 언제나 가슴 한 구석에 아련함이 있는 곳이라 늘 그립다. 그러면서도 점점 온 세계에 한국의 위상이 알려지는 만큼 자랑스럽기에 느낌이 남다르다.
-이번 부산영화제 초청과 관련해 난니 모레티 감독과 다른 출연진들의 반응은 어땠나.
▶다들 기뻐했다. 우리 영화가 더 많은 관괙들에 알려지는 기회이니까. 난니 모레티 감독님은 지금 연출가로서 첫 연극 연출 데뷔가 있어 리허설 중이시라 못 오신다고 했다. 주인공 중 한 분인 실비오 오를란도 배우도 예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를 받으셨으나 당시 일정상 못 가셨다며 이번에도 많이 아쉬워했다.
-이번에 부산 방문을 계획했으나 아쉽게 불발됐는데 아쉬움은 없나.
▶너무 아쉽다. 특히나 저는 한국인이기에 처음부터 꼭 가야 한다는 제작사의 제안을 받아 기대도 굉장히 컸고, 고국의 큰 국제영화제인 만큼 이탈리아 대가 감독님의 영화를 통해 한국에 소개된다는 점이 기대가 컸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현재 준비 중인 음반 녹음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연곡이라 지휘자님과 오케스트라와의 일정이 조정이 어려워서 아쉽지만 못 가게 됐다. 아무래도 음악과 연기를 병행해야 하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이전에 부산을 방문한 적은 있는데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적이 없어서 다음 기회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피아니스트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는 건 힘들지 않나. 두 개의 활동이 각 분야에 어떠한 예술적 영감을 주는지 궁금하다.
▶물론 힘든 부분이다. 두 분야가 표현하는 예술이란 부분에서 비슷한 점도 있지만 사실은 정말 서로 다른 직업이기에 세트장에서 촬영을 하는 기간에 연주를 준비하고 연주를 해야 할 땐 정말 힘들었다. 촬영을 할 때 필요로 하는 에너지는 음악을 할 때 필요한 것과는 달리, 세트장에선 연기자로서 연기 외의 부수적인 요소가 많이 따르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고, 개인적으론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 특히나 야간 촬영이 있을 땐 더더욱 그렇다. 반면 음악은 제가 항상 해온 것이지만 완전한 집중과 꾸준한 연습이 필요로 하기에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온전한 전념이 따르기에 연기와 음악을 같은 시기에 병행하는 건 꽤나 어렵다. 하지만 두 분야 모두 표현의 예술이기에 서로 예술적 영감을 주고 상호작용을 하고 내게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더 긍정적이고 플러스되는, 끊임없이 배움이 되며 내 예술적 세계뿐만이 아니라 내 삶을 채워주는 행운이라 생각한다.
-부산에서 '찬란한 내일로'를 관람할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우선 난니 모레티 감독님의 팬인 분들은 많은 기대를 하실 것 같고 그 기대에 못지않는 좋은 작품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감독님 특유의 성향이 많이 배어 나오기에 다소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테지만, 한국인이 나오는 만큼 또 그런 나름의 기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통해 감독님이 주시고 싶어 하시는 메시지 중 하나는 OTT 중심의 영상 산업 시대지만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는 건데, 많은 분들이 영화관에 가셔서 좋은 영화 보고 좋은 시간 가졌다는 느낌으로 보면 좋겠다.
-'찬란한 내일로'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첫 데뷔작이니 내겐 정말 첫사랑 같은, 의미 있는 작품이다. 내가 이 세계에 들어오게 된 첫 계기이며, 대가 감독님의 작품을 통해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도 밟아 보게 되었고, 또 아쉽게 참가는 못하지만 이렇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소개가 되니 정말 큰 사랑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말 좋은 영화다. 이 영화에 속한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해 연기자로서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리면서 큰 영화제들도 방문할 수 있었는데, 2023년은 스스로에게 어떤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나.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해다. 또한 많은 일들이 있었고 태어나 생각해 본 적도 없는 큰 영화제에 나가기도 하고, 연기자로서 본격적으로 여러 가지 작품을 하게 되었기에 감동이 충만한 해다.
-올해 남은 계획과 차기작에 대한 소개도 전해달라.
▶올해 초 영화 'Sinapsi'를 통해 악역을 맡았는데, 올해 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제안을 받은 차기작들이 몇 가지 있는데 아직 검토 중이다. 올 하반기는 음악에 전념을 하기로 했기에 지금 작업 중인 음반 작업 외에 연주들, 그리고 내년 초에 있을 새로운 피아노 솔로 리코딩 준비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그저 난 내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기회를 감사히 생각하며 묵묵히 열심히 하루하루를 지내며 '찬란한 내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로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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