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에 전국체전 출전하는 스페인 교포 이태분씨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매일 운동을 하는 것 이외에 왕도가 없어요.”
오는 13일 전남에서 개막하는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의 수영 여자 일반부 자유형 100m 경기에 재외동포팀 스페인 대표로 출전하는 이태분씨(65)의 말이다. 세종시 국제협력관 회의 참석 차 방문한 세종시에서 지난 7일 만난 그는 현재 스페인 아라곤주 한인회장으로 활동하며 지난 2월 세종시의 국제협력관으로 임명됐다.
예순다섯 나이에 전국체전에 출전할 체력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지난 40년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영장에 가서 2000m를 헤엄쳤는데 그게 바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50세가 되던 해 스페인에서 개최된 철인3종 경기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그는 “수영 이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걸으며 건강을 관리해 왔다”면서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전국체전 출전”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헤수스 수스 몬따예스(78)의 부인이다. 그는 “남편의 작품전시회를 기획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등 ‘화가 헤수스 수스의 매니저’ 역할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헤수스 수스는 일상생활의 모습을 시원한 붓질로 표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스페인에서는 ‘국민화가’로 유명하다.
2021년 11월 국내에서 한국·스페인 수교 70주년을 기념한 ‘해수스 수스 특별전’이 열리기도 했다. 헤수스 수스는 젊은 시절 수영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이씨가 수영을 하게 된 데도 남편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씨가 지방자치단체의 국제협력관으로 일을 하고, 한국에서 열리는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하나 있다. 한국과 스페인 사이에 튼튼한 교류의 다리를 놓은 뒤 더 많은 스페인 사람들이 한국을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씨는 “산티아고 순례길 등 스페인을 찾는 한국인은 아주 많은데, 스페인 사람 중에서 한국을 찾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다”라며 “스페인 사람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려서 양국을 오가는 사람의 수가 비슷해지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수영 경기에 출전하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게 목표는 아니다”라면서 “수영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며 앞으로 한국·스페인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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