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악재 속에 인플레-어닝시즌 개막 주목[이번주 美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3. 10. 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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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고조된 가운데 미국 증시는 이번주 인플레이션 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3분기 어닝시즌 개막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연달아 소화해내야 한다.

고용 강세에도 美증시 상승, 왜?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 9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은 33만6000명으로 월가 예상치 17만명을 거의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이 때문에 미국 증시는 장 초반 하락했으나 금세 상승 반전해 강세로 마감했다.

지난 9월 실업률은 3.8%로 예상치 3.7%를 웃돌고 평균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0.2% 올라 에상치 0.3%를 하회한 것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구직 의사가 있는 사람 가운데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비율을 뜻한다. 취업자수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실업률이 올라갔다는 것은 구직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취업자수 증가폭보다 더 크게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이는 취업자수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노동력 공급이 늘어 고용시장이 더 타이트해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평균 시간당 임금이 예상보다 덜 올랐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아울러 취업자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구직 의사가 있는 잠재 노동력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 증시는 지난 9월 고용지표 강세를 크게 나쁘게 해석하지 않고 상승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 낮아
이에 따라 지난 한주간 다우존스지수는 0.3% 약세 마감했지만 S&P500지수는 0.5%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1.6%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는 3주 연속 하락세다. 반면 S&P500지수는 5주만에 강세로 돌아섰다. 나스닥지수는 2주 전 주간 하락했으나 지난주에는 주간 상승 반전했다.

시장에 반영된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지 않았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오는 10월31일~11월1일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21.7%로 낮게 반영됐다.

오는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34.3%로 3분의 1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 6일 고용지표 강세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한 때 4.86%까지 올라갔으나 상승폭을 줄이며 결국 전날 대비 0.068%포인트 오른 4.783%(오후 3시 기준)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주 연속 상승세다.

CPI 전년비 상승률 둔화될 듯
9일에는 콜럼버스 데이와 원주민의 날로 채권시장이 휴장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정상적으로 개장한다.

이번주 미국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3대 포인트는 인플레이션 지표와 지난 9월 FOMC 의사록, 3분기 어닝시즌 개막이다.

일단 오는 11일에는 지난 9월 생산자 물가지수(PPI), 12일에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통상 시장은 CPI를 더 중시하지만 PPI가 먼저 발표되는 만큼 PPI도 발표 당일 국채수익률과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CPI와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모두 전년비 상승률이 전월(8월)에 비해 소폭이나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美 재정적자 추이도 주목해야
11일 오후 2시에는 국채수익률 급등과 증시 하락을 초래했던 지난 9월 FOMC 당시 논의 내용을 담은 의사록이 공개된다.

지난 9월 FOMC는 시장이 드디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분기점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높은 수준의 금리가 오래 지속된다면 국채를 오래 보유하는데 대한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올라가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는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 국채수익률의 급등을 초래했다.

지난 9월 FOMC 의사록을 통해 투자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남짓 지속된 저금리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지 좀더 명확하게 연준 위원들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함께 주목할 만한 지표는 12일에 발표되는 지난 9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다. 월간 재정적자 규모는 평소 시장에 전혀 존재감이 없는 지표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장기채 수익률 급등이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때문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당분간은 미국의 재정적자 추이가 국채시장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올 3분기 EPS, 4분기째 감소 전망
아울러 이번주에는 미국의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10일에 펩시코, 12일에 델타항공과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가 실적을 공개하고 13일에는 JP모간과 씨티그룹, 웰스 파고 등 긍융회사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올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0.3% 줄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군사적 충돌로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 선물은 0.6~0.8% 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지정학적 갈등은 투자 심리를 약화시켜 단기적으로 증시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전쟁이 유가를 끌어올리면 증시에 대한 하락 압박은 좀더 강하게 장기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전쟁의 영향은 단기간으로 끝났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이 개입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원유 선물가격은 4%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급증에 따른 국채수익률 상승과 미국 정부의 예산안 통과를 둘러싼 미국 의회의 극한 대치 등 악재가 쌓이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군사적 충돌은 당분간 투자 심리를 더욱 약화시키며 증시를 하락세에 취약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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