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범계 출장비, 출장 직후 6800만→국회 답변 7800만→실제 1억원

이세영 기자 2023. 10. 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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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출장정보 사이트 이어
국회에도 수행인원·경비 축소 답변

문재인 정부 법무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임 시절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공무원 해외 출장 정보 사이트뿐만 아니라 ‘국회’에도 수행 인원과 출장 경비를 축소한 답변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법무부는 규정 위반 등의 문제가 없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뉴스1

박범계 전 장관 재임 때인 2022년 1월 당시 법무부는 ‘장관 취임 이후(2021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해외 출장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답변 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는 박 전 장관이 2021년 11월 17일부터 24일까지 6박8일 동안 미국 워싱턴DC·뉴욕 출장을 다녀오면서 수행원 6명과 함께 항공비 4359만원, 체재비 2만8745달러(당시 환율 기준 3454만원) 등 총 7813만원을 썼다고 돼 있다.

하지만 당시 법무부의 국회 제출 자료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당시 법무실장, 통일법무과장, 정책보좌관, 공익법무관, 김준형 한동대 교수 등 수행원 11명과 함께 출장을 다녀오면서 총 1억713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항공비로 5928만원, 체재비로 4326만원이 쓰였다. 박 전 장관 재임 당시 법무부가 수행 인원은 실제 인원 11명보다 5명 더 적은 6명으로, 출장비는 실제로 사용한 1억713만원보다 2900만원 축소한 7813만원으로 국회에 답변했다는 것이다.

박 전 장관의 ‘수행원·출장비 축소 공개 논란’은 이미 불거진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가 공무원 해외 출장 정보 사이트인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btis.mpm.go.kr)을 통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박 전 장관이 수행원 5명과 함께 6박8일간 미국 출장을 가면서 경비 6840만원을 썼다고 돼 있다. 국회 답변 자료와도 또 다른 수치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 6일 국회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허위 자료를 공개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박 전 장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번에 당시 법무부가 국회에도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추가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 사표 반려’ 사건과 관련해 허위 답변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는 혐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등)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례도 있다.

조수진 의원은 “박 전 장관의 법무부가 국회 질의, 국회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미국 출장 내역을 공개할 때마다 다 제각각”이라며 “국회에 축소 자료를 제출하게 된 경위 파악뿐 아니라 법무부 차원의 감찰 등 적극적인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2021년 11월 18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강연하고 있는 박범계 당시 법무장관의 모습. /법무부

한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당시 박 전 장관의 미국 출장에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에 “다른 출장 일정으로 (미국에) 간 것이고 자문료 등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직원이 아닌 김 교수는 체제비 106만원을 지원받고 박 전 장관과 함께 비영리재단인 맨스필드 재단 등을 방문했다.

그런데 김 교수는 2021년 11월 17일 ‘워싱턴DC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간담회에는 박 전 장관도 있었다. 김 교수는 당시 간담회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기 전에 미국을 방문하든지 했어야 한다. 지금 와서 지나치게 진보적인 얘기를 해도, 친미 행보를 해도 문제가 될 것” “진보 정부는 한미동맹이나 북한 문제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다변화했으면 좋겠다” 등을 말했다. 김 교수는 2021년 10월부터 이재명 대선 캠프 외교안보 자문그룹에서 활동하며 평화외교안보특별위원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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