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활약상, A대표팀 주전도 영향?
항저우에서 빛난 금빛 희망들은 이제 또 다른 아시아 무대를 바라본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 바로 그 무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과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 홍현석(24·헨트), 설영우(25·울산) 등 4명이 10월 A매치 2연전(튀니지·베트남)에 곧바로 출전하는 가운데 나머지 아시안게임 멤버들도 축구대표팀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우영의 재발견
아시안게임 최대 성과를 따질 때 정우영의 재발견을 빼놓을 수 없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7번을 달고 이번 대회를 누빈 그는 무려 8골을 쏟아내 득점 1위에 올랐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이미 검증됐다는 평가에도 활동량과 연계, 수비 능력 등으로만 주목받았기에 더욱 놀라웠다. 특히 지난 7일 결승 한·일전에서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 헤딩 동점골은 전천후 골잡이로 가능성까지 선보였다.
변화가 많지 않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59)도 정우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반 년 사이 대표팀에서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홍현석 역시 주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같은 포지션에선 황인범(27·즈베즈다)이 이미 중용받고 있지만, 왼발을 주무기로 감각적인 킥과 득점력이 확인된 홍현석도 경쟁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벤투처럼 투 트랙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검증된 자원이 대표팀에서 중용받는 것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이라는 성과를 냈던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준비하면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영웅들을 중용하기도 했다. 황인범과 나상호(27·서울), 이진현(26·대전) 등이 수혜자들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월 A매치 소집에서 대표팀에서 변화가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터라 더욱 적극적인 아시안게임 멤버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명단을 살펴보면 골키퍼인 김준홍(20·김천)이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지만 이미 9월부터 뽑힌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선수들만 중용한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클린스만호는 지난 9월 A매치에서 일부 포지션에서 보강의 필요성을 노출했다. 박용우(30·알 아인) 외에는 뚜렷한 주전감이 없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노쇠한 좌우 풀백, 김민재(27·뮌헨) 파트너 경쟁이 필요한 중앙 수비수 등이 대표적이다.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이자 국가대표인 설영우를 밀어내고 주전을 꿰찼던 박규현(22·드레스덴)과 황재원(21·대구)은 대표팀에서도 통할 재능을 보여줬다. 박규현은 안정적인 수비, 황재원은 공·수 겸장으로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만 하다. 또 박진섭(28·전북)은 오른발 잡이 수비수이지만 왼쪽 센터백으로 기용되는 일이 많다는 점에서 김민재와 호흡도 기대된다.
황재원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겠다. 다음 목표를 향해 노력하겠다”고 첫 대표팀 발탁을 향해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항저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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