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 '비상등'...3高 리스크에 정부 목표 위협
올해 4분기를 남기고 정부의 성장 목표(1.4%)가 위협받고 있다. 국내외에선 이를 밑도는 1% 초반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리스크에 소비까지 쪼그라드는 국면에서 정부가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흐름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수정했다. 직전 전망치(1.5%) 대비 0.4%p(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예정처는 "경제성장률은 올해 4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높아질 전망이지만 회복 속도는 선진국의 통화 긴축 등으로 더딜 예상"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2개월여를 남겨둔 상황에서도 성장 전망은 불확실한 것이다. 국내 기관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 1.5% △한국은행 1.4% 등으로 정부 예상치(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개발은행(ADB) 1.3%와 △JP모건·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1% △씨티·피치 1.0% 등 해외 신용평가사·투자은행 등은 이보다 비관적이다.
10일 발표되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도 전망치를 낮춰잡는다면 5회 연속 하향 조정이다. 지난 7월 IMF는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4%로 0.1%p 낮춘 바 있다.
정부는 올해 '상저하고' 경기 흐름을 유력시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간담회에서 "결론적으로 올해 성장 1.4% 전망이 유효하다"면서 "전반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 흐름이 좋은 추세에 있는 건 분명하고 하반기에 생산, 수출 그리고 소비 등을 종합한 성장 정도는 훨씬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경제회복세를 억누르는 요인이 적잖다. 우선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앞서 예고한 대로 고금리 기조를 이어간다면 한은도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내려잡긴 어렵다. 역대 최대인 2%포인트(p)로 역전된 한미 금리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환율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달러 강세로 원화 가치는 힘을 못 썼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연휴 직전(1349.3원)보다 14원 오른 1363.5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고치였다.
물가도 다시 오름세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3.7% 오르면서 상승폭이 전월(3.4%)보다 확대됐다. 한때 물가상승률은 2%대까지 안정세를 보였지만 국제유가 상승, 농수산물 가격 급등으로 상승압력이 커졌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 등 국제유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4% 급등했다.
결과적으로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밀어 올려 국내 물가를 자극한다. 고금리·물가 상승은 소비 위축과 기업 비용 증가 등을 초래한다.
이미 소비는 약세다. 8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5.2% 줄었다. 2020년 3월(-7.8%)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비심리도 부정적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7로 전월(103.1)보다 3.4p(포인트) 하락했다. CCSI가 기준선 100을 밑돈 것은 4개월 만이다. CCSI가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초 예상보다 올해 성장률이 내려가는 건 어느 정도 합의되는 분위기"라며 "현재 경기 리스크로는 중국의 더딘 경기회복과 상품 수요,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국제유가 상승 등이 있는데 최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불안정한 정세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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