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못끊게 압박… `그놈 목소리` 공통점은 이것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실제 목소리를 공개한다. 10일 오전 9시부터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내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 및 금감원 공식 유튜브에 접속하면 확인할 수 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제보받은 보이스피싱 사건 937건을 분석, 5회 이상 반복 제보된 12명의 목소리를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금감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성문 분석을 통해 반복 제보된 목소리가 동일범인지를 판단했다. 이어 제보 파일을 토대로 사기범의 주요 수법과 제보자의 모범 대응사례가 포함된 영상을 만들었다.

금감원은 "제보자 목소리는 변조되고 개인 정보는 묵음 처리했지만, 사기범 목소리는 그대로 노출한다"고 말했다. '그놈 목소리'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검찰을 주로 사칭하며 수사목적의 통화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언급하며 실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나 수사관인 것처럼 사건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어려운 용어를 사용한다.

또 명의도용 사건, 성매매특별법 위반 사건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 입증을 하지 않으면 피의자로서 조사받게 된다고 압박한다.

바쁘다고 다시 전화해 달라고 할 경우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압박하며 전화를 끊지 않도록 유도한다.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안심시킨 후 자산보호 설정 등을 위해 필요하다며 계좌정보, 보유잔액 등 금융정보를 요구한다.

잡음이나 제3자 목소리 유입시 통화녹음이 증거자료로 채택되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고립된 공간으로 유도해 주변인의 도움을 차단하기도 한다.

검찰청 사건 공문을 확인시켜 준다며 가짜 검찰청 사이트 IP주소를 입력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