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재택 논란' 시원하게 답했다 "여론 안 좋은 것 안다... 해외 축구 파악 위해 계속 나갈 것" (일문일답)

박재호 기자 2023. 10. 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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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김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 김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자신의 둘러싼 이슈에 대해 성심성의껏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10월 A매치2연전을 위한 대표팀 소집을 실시한다. 오는 13일 튀니지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상대한 뒤 17일 베트남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이번 10월 명단에는 유럽파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조규성, 오현규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이강인, 정우영, 홍현석 등 최정예 멤버로 꾸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대표팀 소집을 앞둔 오전 10시 파주NF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침부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A매치 관련된 얘기를 나누기 전에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달성을 기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해외 출국, 한국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유럽파 선수 기용 계획, 아시안컵 등 여러 이슈에 대해 속내를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김독. /사진=대한축구협회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아시안게임에서 인상 깊었던 선수가 있었나?

▶U-20, U-24 이하 연령별 대표팀 경기를 많이 챙겨봤다. 황선홍 감독과 선수 차출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특정 선수보단 A대표팀에 뽑힌 선수를 중점적으로 지켜봤다. 한국축구에 대한 많은 이해가 생겼다. 또 총 4번의 A대표 소집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과 팀 운영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

이제 선수들을 어떻게 구성해 아시안컵에 나갈지가 중요하다. 사실 군 문제가 한국선수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대한축구협회과 얘기를 나누지 않아 잘 몰랐다. 이번에 군 면제에 대한 압박과 중요함을 알았다. 경기를 보면서 최선의 명단을 꾸리는 게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우승이 동기부여로 이어졌으면 한다.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유럽파 기용 계획은?

▶유럽파 선수들의 피로도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손흥민의 경우 토트넘이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아 덜 피곤하지 않을까 싶다. 대표팀은 선수에게 늘 특별한 자리다. 저도 은퇴 전까지 대표팀에서 뛰며 영광이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90분을 뛰고 싶어할 것 같다. 물론 선수들을 피로를 감안해 이틀 정도는 운동량을 줄이며 조절하겠다.

지난 3번의 소집에서 여러 선수를 실험했는데 역시 목표는 아시안컵이다. 월드컵 예선이 곧 시작되고 이젠 실전이다. 해외파 선수들도 이제 장거리 이동이 익숙할 거라 본다. 저의 대표팀 시절에 대표팀 소집은 휴가 같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선수들 눈빛을 보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 한다. 물론 선수들의 상태를 보고 조절하겠다. 일부러 로테이션을 하거나 선수를 기용하지 않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영국 현지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손흥민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따로 부탁을 했다. 김민재도 오늘 풀타임을 뛰었다. 이들의 기용 계획은?

▶선수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두 번째는 대화를 통한 소통이다.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이 핵심 선수이기 때문에 아끼는 마음인데 저 역시 그와 같다. 제가 해외 출장을 많이 가는 이유도 선수들뿐 아니라 구단 감독과 관계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위한 이해관계를 쌓는 게 중요하다.

저도 A매치 100경기 이상을 뛰었지만 손흥민, 김민재도 인천공항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게 얼마나 좋을지 싶다. 아마 하루라도 더 있고 싶을 것이다. 말씀드렸듯이 선수들의 몸 상태를 살피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정우영. /사진=대한축구협회
정우영. /사진=대한축구협회
-정우영이 아시안게임에서 8골을 넣어 득점왕이 됐다. 좀 더 공격적으로 기용할 계획이 있는가.

▶정우영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거론된 손흥민, 김민재, 정우영 모두 제 후배들이다.(웃음). 손흥민은 토트넘,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정우영은 슈투트가르트에서 뛴다. 각 구단의 연락을 많이 받는다. 한국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고 이런 행복한 대화를 한다.

정우영은 지난 시즌 프라이부르크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슈투트가르트행은 좋은 이적이 된 것 같다. 최근 2~3년 동안 가장 좋은 출발을 보였다. 환경의 변화가 긍정적 변화를 할 수 있는 걸 느낀다. 이제 정우영 얼굴을 보면 웃음이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제 고향이라 현지 신문을 가끔 보는데 정우영에 대한 칭찬이 많다.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지난 7개월은 빠르게 배워야 했고 많이 배운 시기다. 이제는 한국축구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게 됐다. 3월 소집은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 거의 그대로 구성했다. 우루과이, 콜롬비아에 승리하지 못한 건 아직도 화나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6월 A매치는 선수들이 전체적인 피로도가 쌓여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손흥민도 탈장 수술과 김민재도 기초 군사훈련이 있었다.

6월엔 세트피스 실점을 많이 해 9월 A매치는 세트피스 실점을 줄이려고 했고 보셨다시피 웨일스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세트피스 실점이 없었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강팀과 평가전을 잡고 싶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 하지만 여러 대륙의 다양한 팀들과 축구를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다양한 대처법을 알게 됐다.

이번에 붙는 튀니지도 상당히 강팀이다. 이집트를 원정에서 이겼고 기린컵에서 일본을 3-0으로 꺾었다. 월드컵에선 프랑스를 이겼다. 애써 튀니지가 강팀이라고 포장하는 게 아니고 그들이 보여준 결과다. 차두리 코치와 보완점을 계속 소통 중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하고 있다. 국민과 언론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믿음이 커질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김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9월에 한국에 들어왔다가 바로 출국해 여론이 안 좋았다. 오는 10, 11월도 해외로 나갈 계획인가?

▶사실 안 좋은 여론은 미디어 담당관을 통해 계속 듣고 있다. 저의 업무 방식이 역대 한국 감독들과 달라 우려가 있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 업무는 국제적인 활동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K리그 감독이었다면 당연히 한국에 상주했을 것이다. 하지만 클럽팀과 대표팀은 다르다.

지금이 제가 일하는 방식이고 언제나 이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업무를 하고 있다. 물론 열심히 일한다고 만 할 게 아니라 메이저대회에서 큰 성과를 내야 하는 게 숙명이다. 지난 9월 A매치가 유럽에서 끝나고 다른 예정이 있었지만 여러 이야기를 듣고 선수들과 함께 귀국했다. 제가 K리그를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입국해서 K리그를 관전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도 봤다. A매치가 끝나면 많은 일을 코칭스태프와 해야 한다. 제 업무 방식은 바뀌지 않을 거다.

대표팀은 국제경기를 치러야 한다. 메이저 대회도 해외에서 한다. 상대 국가가 어떤 경기를 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결국엔 리그 감독과 대표팀 감독은 다르다. 예를 들어 튀니지의 경우 대부분의 선수들이 프랑스 리그앙에서 뛴다. 대표팀 경기는 국제적인 시야를 갖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분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럽팀 경기와 대표팀 경기는 사뭇 다르다. 우리가 상대할 팀은 다 해외에 있고 선수들도 해외 리그에서 뛴다.

대한축구협회의 키워드는 '무빙 포워드'다. 전진해야 한다. 유럽이나 파리에 협회 사무실을 차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제 사무실은 어느 공간이든 노트북을 갖고 있는 순간이 제 사무실이 된다. 줌 회의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김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아시안컵 개막이 석 달 정도 남았다. 엔트리 구성이 어느 정도 정해졌는가.

▶저와 코칭스태프들이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그림을 그렸다. 4번째 소집을 앞두고 있는데 메이저 대회에 가까울수록 지속성과 연속성이 중요하다. 실험을 많이 했고 이제 지속성을 갖고 팀을 꾸리는 시기다.

뼈대가 되는 8~10명 정도 선수를 생각했고 이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대표팀의 문은 열려있다. 어린 선수들과 소속팀에서 활약하는 선수에게 늘 열려있다. 정우영도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증명했다.

-미국에서 ESPN 패널로 활동 중인데 한국에서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게 본다. '투잡'을 뛰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ESPN 말고 한국축구 토크쇼가 있다면 초대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이제 여러분들도 절 조금 아시겠지만 이런 것들이 관계가 되고 현대축구에 대한 공부도 같이 하는 일이다. 중요한 건 제 '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ESPN도 말고도 스카이 이탈리아, BBC 등 여러 해외 채널과 일하고 있다. 현대축구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 저도 배울수 있다. 거듭 얘기하지만 국제 축구에 대한 흐름을 빠르게 캐치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일본 축구에 대한 생각은?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흐름은 제가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당시 미국, 멕시코와 비슷한 것 같다. 당시 미국보다 멕시코가 우위였는데 점차 멕시코도 미국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상대와 실력 차를 가장 잘 가늠할 수 있는 건 평가전을 통한 단두대 매치를 치르는 것이다. 일본과 여러 차례 평가전을 가졌으면 좋겠다.

행여 지더라도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국 대표팀에 있을 때 독일과 3번을 붙어 2번을 이겼다. 경기를 하면서 믿음이 생겼다. 아시안컵이 끝나고 일본과 2~3차례 단두대 매치를 하면 좋겠다. 아시안컵에서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길 희망한다. 일본팀을 상당히 존중하지만 우리 팀도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활약을 어떻게 봤는가. 이번 2연전에서 활용 방안은?

▶이강인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최대한 많이 출전 시간을 주겠다. 최근에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PSG)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강인의 PSG행은 두 가지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우선 팬 입장에서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사지만 매 경기 선발자원이라고 말하기엔 이르다. 이강인은 경쟁을 해야 한다. 발렌시아, 마요르카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PSG는 또 다른 팀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대표팀에서 도와주고 싶은 간절함이 크다.

-한국이 60여 년 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안컵 역사를 깊게 알지 못해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아시안게임은 병역 문제가 있고 한국 선수들은 어느 대표팀 선수들보다 간절하다. A대표팀은 성인 무대고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희망이 있다면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으니 아시안컵도 우승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위르겐 클린스만 김독. /사진=뉴시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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