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 K리그 안 본다는 비판에도 확고한 클린스만 감독의 고집, 혹은 뚝심 “이게 내가 일하는 방식, 바뀌지 않을 것”[현장인터뷰]

정다워 2023. 10. 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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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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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주=정다워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오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10월 A매치 구상, 그리고 아시안컵으로 가는 길에 관해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약 90분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고,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해외 출국과 외유, K리그를 등한시하는 행보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국내에 체류한 기간이 2개월을 조금 넘는다. 대신 미국과 유럽에 오가며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유럽파를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도 있었지만, 유럽 클럽대항전 조 추첨식 현장을 방문하거나 대표팀과 관계없는 방송 활동을 하는 등 기행에 가까운 행보로 인해 비판도 받았다.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K리그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다. 전임 사령탑과 비교돼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현재 자신을 향한 여론을 잘 안다. 그런데도 그는 “여론이나 팬의 걱정은 지속해 듣고 있다. 어떤 분위기인지 안다”라면서도 “내가 늘 이야기하는 대표팀 감독의 역할과 한국 축구 팬이 익숙한 방식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K리그 감독이 아니다. 그게 내가 일하는 방식이다. 업무수행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의 가장 중요한 업무로 ‘국제 감각’을 꼽는다. 그는 “대표팀은 국제 경기를 치른다. 해외 팀들이 어떻게 하는지 봐야 한다. 국제적 시야를 갖고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그래서 우리도 유럽에 사무실을 차리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 스쿼드의 70%는 유럽파다. 유럽에 사무실이 있다면 지속해 관찰하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에 대한축구협회의 사무실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전력의 핵심인 해외파를 꼼꼼하게 챙기려는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나머지 30%를 채워야 할 국내 선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점은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를 안 보지 않는다. 많은 경기를 보려고 한다. 해외에서도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내 사무실은 어느 공간이든 될 수 있다”라며 비판을 일축했다.

더불어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방송 출연에 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도 방송이 있으면 나가고 싶다”라며 웃은 후 “현대 축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빠르게 배울 기회다. 국가대표 감독은 국제 축구, 무대의 변화와 흐름을 빠르게 잡아야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편안하게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축구는 나에게 행복이고 기쁨이다. 패널 활동도 기분 좋은 일이다. 20~30년간 축구 인생을 이렇게 살아왔다. 활동 범위 안의 일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0월 A매치를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유럽파를 대부분 호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컨디션을 면밀하게 확인한 뒤 경기에 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피로도는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대표팀은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다. 많은 국민 앞에서 뛰는 것만으로 좋고 90분을 뛰고 싶어 할 것”이라며 “선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이해, 배려가 필요하다. 면밀하게, 유심히 파악한 후 훈련량을 조절할 것이다. 경기장에서 100% 쏟을 수 있게 하겠다. 로테이션하거나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판은 또 있다.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력, 컨디션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선수들을 선발했다. 차라리 취약 포지션을 10월 2연전에서 테스트했다면 향후 스쿼드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에 관해 “충분히 공감한다”라며 이번에 뽑은 일부 선수들의 기량을 의심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마지막 평가전이기도 하지만 지속성 연속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는 지켜보고 있다.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 간의 이해관계도 생각해야 한다. 이번 소집에서는 그런 점을 많이 생각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 팀의 리더들,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의 시각에서 기술적인 것 이외의 부분을 생각해야 했다. 그렇다고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지속해 리그를 보며 파악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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