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맨시티전 '무승 징크스' 끊었다...'후반 41분' 결승골로 1-0 승리→맨시티는 '펩 부임 이후' 첫 아스널전 패배
[포포투=한유철]
아스널이 지독한 '무승 징크스'를 끊어냈다.
아스널은 9일 오전 1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8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1-0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8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프리뷰]
이번 라운드 최대 빅매치다. 지난 시즌 두 팀은 강력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아스널이 개막 직후부터 240일 이상 1위를 차지했지만, 막바지 맨시티의 스퍼트를 이겨내지 못하며 1위를 내줬다. 이번 시즌에도 두 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으며 현재 리그 2위와 3위에 위치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맨시티는 역사를 쓰고자 한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잉글랜드 최고의 팀이 된 맨시티는 근 6년 간 5번의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시즌에도 막바지 저력을 과시하며 아스널을 제치고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이는 PL 팀들 중 타이 기록에 해당하며 이번 시즌엔 전무후무한 PL 4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하는 중이다.
여름 이적시장 땐 변화가 있었다. '캡틴' 일카이 귄도안이 빠지고 주앙 칸셀루, 아이메릭 라포르트, 콜 팔머, 리야드 마레즈 등 1군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다행히 제레미 도쿠, 마테우스 누네스, 요슈코 그바르디올, 마테오 코바시치를 데려오며 어느 정도 보강에 성공했다.
시즌에 돌입한 후에도 순항을 이어나갔다. 번리와의 개막전에서 3골을 터뜨리며 3-0 완승을 거뒀고 이어진 뉴캐슬 유나이티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풀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를 차례로 완파하며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9월 말에 잠깐 삐거덕거렸다. 리그에서 승리를 거둔 뉴캐슬을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만났고 로테이션을 돌리며 경기에 나섰지만, 0-1로 패했다. 직후 펼쳐진 울버햄튼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황희찬의 결승골에 무너지며 1-2로 패했다. 시즌 첫 '연패'의 순간이었다.
다행히 금방 분위기를 회복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강호' 라이프치히를 만났고 3-1 승리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가 슈퍼컵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무찌르고 리그에서도 2-2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원정에서의 3-1 승리는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아스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아스널은 이번 시즌엔 기필코 리그 제패를 하리란 다짐을 했다. 이에 여름 이적시장 때 데클란 라이스, 율리엔 팀버, 카이 하베르츠, 다비드 라야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적재적소 보강을 마쳤다.
개막전부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2-1 신승을 거둔 아스널은 이어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1-0으로 간신히 승점 3점을 따냈다. 풀럼전에서 졸전을 면치 못하며 2-2로 비겼지만, 이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버턴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9월 막바지에 치러진 4경기에서도 3승 1무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9월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0월 첫 경기인 랑스와의 UCL 조별리그 2차전에선 가브리엘 제수스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며 1-2로 패해 분위기가 다소 떨어졌다.
양 팀 모두 핵심 선수들이 어느 정도 이탈해 있는 상황이다. 맨시티는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가 장기 결장에 시달리며 최대 1월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로드리는 퇴장 징계로 인해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아스널 역시 공수에서 공백이 생겼다. '신입생' 팀버가 부상으로 아웃된 상황이며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부카요 사카 역시 몸상태가 온전치 않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는 아스널이 마르티넬리와 사카 대신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에디 은케티아로 공격진을 구축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맨시티가 로드리의 빈자리를 칼빈 필립스로 채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근 전적은 맨시티가 압도적인 우위를 지니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맨시티는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8승을 기록하고 있다. 2020-21시즌 PL 5라운드부터 2022-23시즌 PL 33라운드까지 아스널은 맨시티를 이기지도 못했으며 단 한 번의 무승부도 기록하지 못했다.
리그로 한정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아스널은 무려 15경기 동안 리그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승리가 2015-16시즌 17라운드 때다. 한 마디로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최근엔 어느 정도 분위기를 쇄신했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펼쳐진 커뮤니티 실드에서 아스널은 승부차기 끝에 맨시티를 꺾고 우승을 달성했다. 이 경기에서도 아스널은 후반 32분 콜 팔머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지만, 후반 추가시간 트로사르의 극적인 동점골이 나오면서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갈 수 있있었다. 승부차기에서 맨시티는 더 브라위너와 로드리가 실축을 했고 아스널은 4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을 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기 이후에 두 팀은 A매치 휴식기를 가진다. 약 2주 간의 공백기가 생기는 만큼,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그 흐름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팀 모두 A매치 휴식기 이후 만만치 않은 상대인 첼시와 브라이튼을 만나기에 더욱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경기 내용]
아스널은 4-3-3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트로사르, 은케티아, 제수스, 라이스, 조르지뉴, 외데가르드, 진첸코, 마갈량이스, 살리바, 화이트가 선발로 나왔고 라야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맨시티 역시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포든, 홀란드, 알바레스, 코바시치, 실바, 루이스, 그바르디올, 아케, 디아스, 워커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맨시티가 포문을 열었다. 전반 5분 홀란드의 헤더 패스를 받은 아케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아스널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9분 외데가르드의 크로스를 받은 은케티아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가져갔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다.
아스널이 기세를 이었다. 전반 26분 진첸코의 패스를 받은 은케티아가 박스 안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맨시티도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34분 홀란드의 패스를 받은 알바레스가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이후에도 별 다른 장면은 나오지 않았고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전엔 다른 의미로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두 팀 모두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상대의 허점을 노렸다. 비슷한 팀 컬러를 지닌 만큼, 상대의 공격 패턴을 잘 아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탄탄한 수비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은 맨시티가 54.8%로 다소 높았지만 슈팅 횟수는 아스널이 5회로 더 많았다.
후반 초반, 아스널이 맹공을 펼쳤다. 후반 5분 화이트의 패스를 받은 외데가르드가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을 벗어났다. 이어진 상황에도 아스널이 공격을 주도했고 라이스의 패스를 받은 마르티넬리가 박스 안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에데르송에게 막혔다.
아스널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18분 라이스의 헤더 패스를 받은 은케티아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진첸코의 중거리 슈팅 역시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중반, 맨시티가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23분 루이스와 코바시치, 알바레스를 빼고 스톤스와 누네스, 도쿠를 투입했다. 하지만 공격의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아스널에 기회를 내줬다. 후반 30분 마르티넬리의 패스를 받은 외데가르드가 박스 바깥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아스널도 변화를 줬다. 후반 30분 진첸코와 은케티아, 조르지뉴를 빼고 토미야스와 하베르츠, 파티를 경기장에 투입했다. 0-0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막바지, 아스널이 극적인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41분 하베르츠의 패스를 받은 마르티넬리가 박스 바깥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그대로 맨시티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렇게 경기는 아스널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아스널의 전술적인 움직임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후스코어드' 기준, 아스널은 맨시티에 점유율에선 다소 밀렸지만 12번의 슈팅을 시도하며 압박을 가했다. 같은 기간, 맨시티는 슈팅 4회에 그치는 등 졸전을 면치 못하며 아스널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경기 최고의 선수는 라이스였다. 이날 중원의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라이스는 풀타임을 소화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패스 성공률은 90%에 달했고 클리어 2회, 블록 1회, 인터셉트 3회, 태클 3회 등 수비적으로 엄청난 기여를 했다. 지상 경합도 4회나 성공했고 키패스도 2회나 기록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오랜 맨시티의 무승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언급한 대로 아스널은 오랫동안 맨시티를 상대로 리그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스승'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상대로 전술 싸움에서 승리를 가져갔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부임 이후, 리그에선 처음으로 아스널에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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