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상승·투자심리 회복에 가상자산 시총 9조 증가

유희곤 기자 2023. 10.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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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제공

코인 가격 상승과 투자심리 회복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보다 9조원(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1년 말과 비교해 시총은 절반에 불과했고, 등록계정수를 비롯해 가상자산 이용자도 감소세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9일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35곳(거래업자 26곳·기타업자 9곳)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총은 올 6월 말 2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9조4000억원)보다 9조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보다는 시총이 크게 늘었지만, 시장이 불타올랐던 2021년말 5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올 상반기 원화예치금은 지난해 말 3조6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4000억원(11%), 거래업자의 총영업이익도 1249억원에서 2273억원으로 1024억원(82%) 증가했다.

올 6월 말 기준 국내 거래 중인 가상자산은 1399개(중복 포함)로 지난해 말 1362개보다 37개 늘었다. 다만 중복상장을 제외한 국내 유통 가상자산은 622개로 3개 줄었다.

상장 가상자산 622개 중 366개는 국내 거래소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이고, 이중 절반인 183개는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사업자에서 주로 거래(80% 이상)되는 이른바 ‘김치코인’이었다. 특히 시가총액 1억원 이하 소규모 가상자산이 124개에 달해, 급격한 가격변동과 유동성 부족 등 시장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이 가격이 지난해 말 개당 1만6547달러에서 올 상반기 3만441달러로 81% 상승하는 등 가상자산 가격이 오른 것이 전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긴축정책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 시총 규모는 1년 전(23조원) 수준을 넘어섰다.

다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가 당국으로부터 제소당하는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도 작용했다.

26개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지난해 12월 1조4000억원에서 올 2월 4조1000억원(원화마켓 기준)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며 5월에는 1조40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상반기 전체 일평균 거래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9400억원)보다 400억원(1.3%)이 줄었다.

이용자 수도 606만명으로 6개월 전(627만명)보다 21만명(3%)이 감소했다. 이용자의 대다수인 443만명(73%)은 가상자산 시장가치 100만원 미만 보유자였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규 상장은 올 상반기 169건으로 지난해 하반기(74건)보다 95건(28%)이 증가했다. 거래중단(상장폐지)도 115건으로 6개월 전(78건)보다 37건(47%)이 늘었다. 거래중단 사유는 대부분 프로젝트 위험(사업지속성 등)이었고, 거래중단 가상자산의 66%는 국내 거래소 한 곳만 취급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이었다.

금융정보분석원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시장의 가격변동성(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은 62%로 지난해 말보다 5%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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