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 쓰기] 스포일러와 영화 헤살꾼
[ ※편집자 주 = 우리 말과 글은 우리의 문화와 삶이 녹아 있어 아끼고 가꿔야 하는 대상입니다. 국어문화는 곧 국력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사)국어문화원 연합회와 함께 생활 속 '쉬운 우리말 쓰기'를 알리는 기획 영상 연작을 준비했습니다. 기획 영상은 쉬운 우리말 쓰기에 대한 언어 사용 문화를 확산하고자 제작했으며 총 20회에 걸쳐 송고될 예정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크랭크인·크랭크업', '블록버스터', '박스오피스', '스핀오프', '트레일러'.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아는 말이다. 아쉽게도 우리가 아는 영화 관련 용어가 이처럼 대부분 외래어다. 이제는 공공장소는 물론 TV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도 버젓이 쓰이고 있다.
KBS 아나운서를 역임하고 현재 방통위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성곤 위원은 "블록버스터는 원래 2차 대전 때 쓰였던 폭탄 이름으로 한 구역(block)을 통째로 타격(bust)하는 센 위력의 폭탄"이라며 "그만큼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를 뜻하므로 초대작 혹은 대형 영화, 거대자본 영화 등으로 순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위원에 따르면 '박스오피스'는 중의적 의미도 있어 적극 순화해야 할 단어 중 하나다. 관객이 영화관에 가면 입장권을 구매하는 곳도 박스오피스이며 영화의 유료 입장 관객 수를 알려주는 지표도 박스오피스이기 때문이다.
박스오피스는 '영화 순위', '인기 순위', '관객 순위' 등의 단어로 순화할 수 있다.
강 위원은 또 일본식 영어표현이라 할 수 있는 '크랭크인·업(crank in-up)'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영화 촬영의 시작과 종료를 뜻하는 말이다.
본래 '크랭크'는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거나 그 반대의 일을 하는 기계 장치를 뜻한다. 과거 영화 현장에서는 촬영 기자재에 크랭크를 끼워 넣어야 영화를 촬영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크랭크인·업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촬영 시작과 촬영 종료라는 말로 순화할 수 있다.
강 위원은 요즘 많이 쓰는 말 중 하나인 '스포일러(spoiler)'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영화의 내용이나 결말, 반전을 미리 알려줘 재미를 반감시키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그는 "스포일러의 우리말 순화어가 '영화헤살꾼'인데 이건 아무래도 너무 나간 듯하다"며 "'헤살'은 훼방, 방해의 순우리말이지만 어려운 단어라 스포일러는 '영화 참견꾼' 정도로 순화하면 좋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 : 도광환, 구성 : 유세진, 촬영 : 김민규, 웹 기획 : 권순, 편집 &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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