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로테이션 없다…선수들 90분 뛰고 싶을 것"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로테이션은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월 A매치 소집을 앞두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해외파 선수들의 기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오전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대표팀은 언제나 특별하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면서 "해외파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국민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기대감 만으로도 매 경기 90분을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2시 파주 NFC에서 소집되며, 오는 13일 튀니지(서울), 17일 베트남(수원)과 2연전을 펼친다. 이번 소집은 11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예선에 앞서, 대표팀을 테스트할 마지막 기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제는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을 터뜨리며 쾌조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지만, 최근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소속팀에서도 출전 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다른 해외파들 역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민재는 뮌헨의 중앙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황희찬(울버햄튼)은 시즌 중 여러 차례 잔부상을 당해 우려를 자아냈으며, 이강인은 부상 회복 후 곧바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뒤 대표팀에 합류한다. 때문에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소집에서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 역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만 신경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6월 소집 때는 손흥민이 스포츠 탈장 수술 후 합류했고, 김민재는 군사훈련으로 합류하지 못해 완벽한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9월 유럽 소집 때는 이강인이 부상으로 빠졌다.
11월 월드컵 예선전까지는 1번,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는 2번의 소집 밖에 남지 않은 만큼, 클린스만 감독으로서는 해외파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의 피로도는 있을 수밖에 없다. 시차 적응도 해야 한다"면서도 "손흥민은 (토트넘이)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아 피로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은 언제나 특별하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다. 해외파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국민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기대감 만으로도 매 경기 90분을 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분명히 코칭스태프가 몸상태에 따라 조절을 하겠지만, 국민들과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은 90분을 다 뛰고 싶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11월부터는 실전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이 시작된다. 1월에는 카타르로 넘어가서 아시안컵 본선을 치른다. 유럽파들은 장거리 이동이 익숙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잘 파악할 것이다. 해외파 선수들을 로테이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둘러싼 재택근무 논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상주를 조건으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부임 이후에는 한국보다 해외에 더 오래 체류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여론이 차가워진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론이나 팬들의 우려, 걱정은 지속적으로 듣고 있다. 나의 업무 방식이 한국 언론사, 팬들이 익숙한 역대 감독들의 방식과 달라 아직도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 같다"면서 "내가 생각하는 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시야에서 업무를 해야 한다. 출장을 다니며 항상 일을 하고 있다. 그게 내가 일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결국 대표팀은 국제경기를 치러야 한다. 메이저 대회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한다. 상대 국가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경기를 치르는지, 경쟁국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하는지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튀니지 선수들은 프랑스 리그앙에서 많이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리그 서울-전북전을 보고, 전북 페트레스쿠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페트레스쿠 감독이 해야 하는 일과 (국가대표팀 감독인)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다르다. (소속팀 감독인) 페트레스쿠 감독이 해외에 나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면 우리(국가대표팀)의 상대팀은 다 해외에 있다. 그런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면서 "내 사무실은 어느 공간이든 노트북을 가지고 있는 순간이 내 사무실이 되는 것이다. 대표팀 감독과 프로팀 감독의 업무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안컵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까지 3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어느 정도 코칭스태프 내부적으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있을수록 지속성이 중요하다. 앞선 소집에서는 실험을 했지만 그림을 그리고 있고, 뼈대가 되는 8-10명의 선수는 건강하게 아시안컵까지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뼈대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선수가 선발, 벤치 자원인지도 어느 정도 파악됐다. 하지만 여전히 문은 열려 있다. 아직 소집되지 못한 어린 선수들, 소집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한편 클린스만호는 9일 오후 2시 파주 NFC에서 소집하며, 오는 13일 튀니지(서울), 17일 베트남(수원)과 차례로 맞대결을 펼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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