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0→金메달' 속상한 동생에 건넨 최고참의 위로 "실시간 분석 고맙다" [항저우인터뷰]

김영록 2023. 10. 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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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약체라고들 했는데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되서 기쁘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내서 기분 좋다. 사실 '역대 가장 약한 대표팀'이란 말도 들었는데, 성적으로 반박할 수 있게 되서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이 하나가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금메달로 이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박세웅은 "선수단 내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는데, 잘 따라와준 동생들에게 고맙다. (김)혜성이도 주장 역할을 잘해서 내가 크게 한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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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공항 출국전 만난 박세웅. 김영록 기자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역대 최약체라고들 했는데…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되서 기쁘다."

'안경에이스'가 마침내 '미필' 꼬리표를 떼어냈다. 입대를 앞두고 동생들과 함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부담을 훨훨 털어냈다. 앞서 자신에게 5년 최대 9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안긴 팀에게도 멋지게 보답했다.

8일 항저우 샤오산공항에서 만난 박세웅은 '금메달 소감'을 묻자 빙긋 웃었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내서 기분 좋다. 사실 '역대 가장 약한 대표팀'이란 말도 들었는데, 성적으로 반박할 수 있게 되서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이 하나가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1995년생인 박세웅은 입대 연기가 가능한 마지막 해이자 팀내 최고참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찬스였던 상무 2차 지원을 포기한 그다. 대규모 투자에 나선 팀과 한시즌을 함께 하고, 아시안게임에 도전한 뒤 실패하면 현역으로 입대할 생각이었다. 군복무 기간 동안 팔을 쉬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슈퍼라운드 일본과 경기. 5회 실점 위기를 넘기며 포효하는 박세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하지만 이번 금메달로 이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박세웅은 "선수단 내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는데, 잘 따라와준 동생들에게 고맙다. (김)혜성이도 주장 역할을 잘해서 내가 크게 한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향후 국제대회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장기 계약을 했는데, 이번 대회가 내 거취가 정해지는 기점이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었고, 나 (나)균안이 (윤)동희까지, 올해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앞으로 최소 몇년간 롯데에 남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선수로서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일만 남았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슈퍼라운드 일본과 경기. 5회 실점 위기를 탈출한 박세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나이(만 25세 이하) 또는 연차(입단 4년차 이하)라는 국가대표 자격 제한을 둔 첫 대표팀이었다. 와일드카드도 단 3장, 그마저도 만 29세 이하로 제한됐다.

그나마 와일드카드 3장 중 2장은 쓰지도 못했다. 구창모는 부상으로 하차하며 김영규와 교체됐고, 최원준은 국내 훈련 중 당한 종아리 부상이 낫지 않아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박세웅만이 일본전에 선발등판,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기대받은대로 제 역할을 해냈다. 그는 경기 직후 "대만(조별리그) 때 팀에 민폐를 끼쳐 나 자신에 실망했었다. 이번에는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말한 바 있다.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슈퍼라운드 일본과 경기. 6회 투구를 마치고 동료들을 응원하는 박세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오랫동안 소속팀의 리더로 활약해온 그답게 속상한 동생의 마음도 보듬었다.

"(최)원준이가 부상 때문에 많이 속상해했다. 그 와중에도 더그아웃에서 투수들 유형이나 습성 분석하고, 다음에 뭘 던질지 예상해서 알려주는 등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우리 선수들이 하나가 됐고, 우승할 수 있는 큰 힘이 됐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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