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혹사?' 클린스만 감독은 "NO 로테이션...누구나 90분 뛰고 싶어해"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손흥민(31·토트넘) 컨디션 관리를 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은 “로테이션은 없다”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A매치 준비 소감을 들려줬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과 17일에 각각 튀니지, 베트남과 평가전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늘 이 자리에서 A대표팀 이야기를 많이 하겠지만,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U-24 대표팀 일원들에게 축하한다.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 지원 스태프, 선수들을 축하한다”고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클린스만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선수가 가장 인상 깊었는지.
한국에 온 후로 연령별 대표팀 경기를 많이 봤다. U-20 월드컵 나가기 전 4경기를 지켜봤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경기도 자주 봤다. 특정 선수보다는 A대표팀 명단에 있는 선수 위주로 관찰했다. 새로운 선수 발굴보다는 A대표팀에 중점을 두고 봤다.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가 커졌다. 부임 7개월 됐지만 소집은 4번째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 해당 선수의 소속팀 입지, 해외파 선수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커졌다. 아시안컵을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너무 축하하고 좋은 일이지만, 대한축구협회와 계약하기 전에 군 문제를 듣지 못했다. 선수들이 군 문제를 해결해서 축하한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아시안컵 기대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아시안컵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 유럽파 정상 컨디션 아니다. 친선전에서 풀타임 뛰게 할 것인지.
유럽에서 많은 선수들이 온다. 해외파 선수들의 피로도는 당연하다. 시차적응도 해야 한다. 손흥민은 올해 덜 피곤할 것이다.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대항전에 안 나가기 때문이다. 입국해서 1~2일 정도는 휴식하면서 조절하겠지만, 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해외파 선수들이 국민 앞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90분 뛰고 싶을 것이다. 선수들은 분명이 90분 다 뛰고 싶을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선수들을 뽑아서 실험도 해봤지만 이제는 아시안컵 실전이다. 11월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이 있다. 1월에 카타르 넘어가서 아시안컵 본선을 치른다.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이재성 등 유럽파들은 장거리 이동이 익숙하다. 내가 선수일 때는 대표팀 소집이 연휴 같았다. 대표팀 소집은 항상 행복했다. 대표팀 훈련을 보면 그 어떤 선수도 쉬려는 선수가 없었다. 선수들 컨디션을 세세히 파악해서 지켜보겠다. 해외파 선수들을 로테이션하거나 뺄 일은 없을 것이다.
-손흥민은 사타구니 부상 당해서 토트넘에서도 관리하고 있다. 토트넘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손흥민 관리’를 부탁했다. 김민재도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수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각 소속팀 감독과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관계가 좋다. 손흥민의 건강을 바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 같은 이유 때문에 이해관계와 배려심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해외 출장을 자주 가는 이유다. 해외파 소속팀 감독과 자주 소통한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를 쌓는 게 중요하다. 나 역시 선수 시절에 A매치 100경기 넘게 뛰었다. 손흥민과 김민재 모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집처럼 편할 것이다. 오늘 내일 선수단 소집하면 만나서 얘기하면서 훈련량 조절하겠다.
-아시안게임에서 정우영이 8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A대표팀에서 공격적으로 기용할 계획이 있는지.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모두 내 소속팀 후배다. 그래서 연락을 정말 많이 받는다. 정우영 퍼포먼스가 놀라웠다.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힘들었을 것이다. 슈투트가르트 이적해서 마음이 편해졌다. 환경 변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우영은 슈투트가르트 이적하고 표정이 밝아졌다. 슈투트가르트는 내 고향이다. 현지 신문을 자주 읽는다. 슈투트가르트 신문에서 지난 2주 동안 한국의 군 문제 이야기를 자주 다뤘다. 정우영 칭찬이 상당히 많다. 아시안게임 득점왕 기세를 A대표팀에서 이어가길 바란다. 지속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아시안컵이 최우선 목표다. 3월·6월·9월 A매치보다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한국 감독 부임 후 6~7개월 동안 많은 걸 배웠다. 3월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 위주로 경기했다. 콜롬비아·우루과이 강팀 상대로 좋은 경기 펼쳤다. 승리 못해서 아직도 아쉽지만 경기 자체는 훌륭했다. 6월에는 새로운 선수 실험하려고 했다. 특히 6월 A매치는 힘들다. 유럽파 선수들이 시즌을 마쳐서 피로도가 높다. 당시 손흥민은 탈장 수술을 받았고, 김민재는 기초군사훈련에 입소했다. 3월과 6월에 세트피스 실점이 많았다. 9월 A매치에는 세트피스 실점을 줄이자고 했다. 9월 경기에서 세트피스 실점이 없었다. 득점은 적었지만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점점 발전하는 걸 보여줬다.
10월 A매치 상대인 튀니지는 강팀이다. 작년 기린컵에서 일본을 3-0으로 이겼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이겼다. 아시안컵 대비 마지막 평가전을 잘 준비하겠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차두리 코치와 얘기하면서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할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믿음이 있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아시안컵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중요하다. 다 같이 믿고 응원해달라. 한국 감독으로서 나도 실수한 게 많지만 이제는 적응했다. 팬, 미디어 모두 우리를 믿어달라.
-9월에 한국 들어왔다가 곧바로 해외로 나갔다. 10월~11월에도 해외로 자주 나갈 것인지.
잦은 해외 출장을 한국에서 어떻게 보는지 전해 듣고 있다. 팬들과 미디어 모두 우려가 있는 거 같다. 내가 하는 대표팀 감독 업무는 국제적인 업무다. 내가 K리그 감독이라면 당연히 한국에 있어야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해외에 자주 나가야 한다. 항상 이런 식으로 일했다. 업무 스타일을 바꾸려는 생각은 없다. 해외 나가서도 한국 대표팀 일을 잘하고 있다. 이번에 입국해서 K리그 경기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도 봤다. 업무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대표팀이 아시안컵 같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국제적으로 일해야 한다. 아시안컵 상대는 외국팀이다. 경쟁 국가의 주요 선수들이 유럽에서 뛴다. 직접 가서 분석하는 게 맞다. K리그 같은 국내대회에서 성과를 내려면 국내에서만 일해도 된다. 광주, 포항, 부산 감독이라면 국내에서 일하겠지만 대표팀 감독은 다르다. 어제 전북-서울 경기 끝나고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과 만나서 10분간 얘기했다. 페트레스쿠 감독 입장에서는 해외에 나가면 안 된다. K리그 상대 선수들을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 상대 선수들은 해외에 있다. 그래서 해외로 나가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슬로건이 ‘Moving Forward(앞으로 나아가자)’이다. 그 말처럼 대표팀은 국제적으로 일해야 한다. 영국 런던이나 유럽에 축구협회 사무실을 차리는 것도 방법이 된다. 현재 대표팀 선수 중 70%가 유럽파 선수다. 유럽에서 많은 업무를 볼 수 있다. 노트북을 갖고 있으면 어디든 내 사무실이다. 아시안컵 잘 마치고 월드컵 준비하는 동안 더 넓은 반경에서 일을 하겠다. 대표팀 감독 업무와 클럽팀 감독 업무는 다르다.
-아시안게임 멤버 중에서 정우영처럼 이미 A대표팀에 뽑힌 선수도 있지만, 아직 A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선수도 있다. 아시안컵 개막이 95일 남았다. 선발 라인업 구성이 어느 정도 완료됐는지.
아시안컵 개막 석 달 정도 남았다. 코칭스태프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 4번째 소집을 앞뒀다. 메이저대회 가까워질수록 지속성이 중요하다. 뼈대가 되는 선수 8명~10명은 부상 없이 아시안까지 같이 가길 바란다. 이 뼈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어떤 선수가 선발 자원인지, 교체 자원인지 어느 정도 파악했다. 아직도 대표팀 문은 열려있다.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에게도 문이 열려있다. 정우영은 본인을 다시 증명했다.
-소속팀에서 경기력 부진한 선수가 대표팀에 뽑혔다. 해당 선수 부진이 아니라 그 소속팀 문제라고 보는 것인지. 새 선수로 대체할 계획은 없는지.
충분히 공감하는 문제다. 아시안컵 앞두고 어떤 분위기가 만들어질지 고민을 많이 했다. 아시안컵 우승 분위기를 조성이 중요하다. 이 팀의 리더(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와 함께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다. 새 선수를 안 뽑겠다는 게 아니다. 지속성이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에서 ESPN 패널 활동을 한다. 팬들이 볼 때는 ‘한국 대표팀에 집중 안 하고 투잡 뛰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ESPN 말고 한국에도 축구 토크쇼가 있다면 초대해달라. 출연료는 필요 없다. 집에 앉아서 ESPN 방송에 출연한다. 방송하면서 현대 축구 흐름을 공부한다. ESPN뿐만 아니라 BBC, 스카이 이탈리아에 출연해 패널로 활동하지만, 방송 업무는 제 일이 아니다. 집에서 편하게 말만 할 뿐이다. 축구가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방송은 내 직업이 아니다. 언제든 편하게 말할 자리가 있으면 말하는 편이다.
어린이 자선 재단 6개 운영한다. 축구 이외의 일을 많이 한다. 행복한 일을 많이 하려고 한다. 전세계에 어디에 있든 간에 배움이 중요하다. 한국에 와서도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언어를 배우면서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다. 방송 패널 활동을 하는 이유는 시야를 넓히기 위함이다.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배우는 점이 있다. 제 삶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이어질 것이다.
내 아내는 미국인이다. 미국에서 배우는 게 또 있다. 미국집에 가면 주말마다 조기 축구를 한다. 나는 절대 은퇴를 하지 않고 지금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면서 살 것이다.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사회 활동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면서 살겠다. 워낙 어렸을 때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축구를 내 직업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행복한 일을 찾아서 할 뿐이다.
-라이벌 일본이 최근 독일을 이기는 등 분전한다. 아시안컵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누구인지.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미국과 멕시코 분위기가 이랬다. 당시엔 멕시코가 강했다. 맞대결을 해야 상대와의 수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올해는 일본을 만난 적이 없다.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만나보고 싶다. 미국 감독일 때 어느 순간 멕시코가 미국을 두려워했다. 강한 팀과 붙어보는 게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더라도 붙어야 한다. 미국 감독일 때 독일과 3번 붙어서 2번 이겼다. 강팀과 자주 붙어서 자신감이 붙었다. 한국-일본이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만나길 희망한다. 라이벌 관계는 양 팀 모두 발전할 수 있는 일이다. 일본도 강하지만 한국도 강하다.
-이강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잘 못 뛰는데, A매치 활용 여부는.
이강인 적극 활용할 것이다. 최대한 많은 출전 시간을 줄 것이다. 최근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과 자주 얘기했다. 이강인 PSG 이적을 2가지 시선으로 볼 수 있다. 팬 입장에서는 너무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이강인은 아직 PSG 주전이 아니다. 발렌시아, 마요르카에서 잘했지만 PSG는 한 단계 높다. 이강인은 출전 시간을 더 확보하길 원한다. 이번 A매치에서 출전 시간을 많이 주겠다.
-아시안게임은 3회 연속 우승했지만, 아시안컵은 63년간 우승이 없다.
완전히 다른 대회다. U-24 대표팀과 A대표팀은 다르다. 아시안게임은 군 문제도 걸려있다. 선수들의 정신무장이 다르다. U-22 대표팀으로 출전한 상대팀도 있다. 두 대회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대표팀 구성할 때 K리그 선수들을 잘 확인하는지.
내 경험상 A매치 명단을 발표할 때 해외파와 국내파를 구분할 수밖에 없다.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비중을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다. K리그 경기를 많이 챙겨본다. 아시안컵을 넘어서 다음 월드컵까지 고려하고 선수단을 뽑는다. 변화가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이 미래의 A대표팀 자원이라는 것이다. 충분한 자질이 있는지 계속 확인하겠다. 베테랑 선수들이 얼마나 경기력을 지속할지, 어린 선수들이 당장 합류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세계적인 흐름을 봐도 선수들이 다 다르다. 리오넬 메시는 40살 가까이 경기력 유지하면서 대표팀에 뽑힌다. 30대 초반에 은퇴한 선수도 있다.
미국 대표팀에서 존 모리슨이라는 선수를 발굴했다. 대학팀과 연습 경기했는데 본인 진영에서 공을 끌고 나와서 골을 넣더라. 월드컵 끝나고 첫 소집에 뽑았다. 곧바로 멕시코 상대로 골을 넣었다. 미국의 주요 선수가 됐다. 한국에서도 이런 보석이 등장하길 바란다.
[축구대표팀 10월 친선경기 소집명단(24명)]
골키퍼: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현대), 김준홍(김천상무)
수비수: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현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전북현대), 이기제(수원삼성), 김주성(FC서울)
미드필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용우(알아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헨트),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이순민(광주FC), 문선민(전북현대)
공격수: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시티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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