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열흘 전 찾았던 이스라엘…현지진출 韓기업 '비상'

삼성전자·LG전자, 재택근무 전환…현지 점유율 1위 현대차 '예의주시'

(가자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지 지구에 있는 고층 타워가 불길과 검은 연기에 덮인 모습이 보인다. 2023.10.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하면서 이스라엘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비상에 걸렸다. 인적·물적 피해는 아직 없지만 추가 비상상황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현지 직원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본사와 현지 간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며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현지에 판매법인, 연구소 소속 한국인 직원 10여명이 근무 중이며, 한국인을 포함해 현지 직원은 400명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법인과 연구소는 국경에서 100㎞ 떨어진 텔아비브 인근에 있어 크게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삼성전자가 미래 신기술 확보 교두보로 삼고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열흘 전인 지난달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스라엘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해 신기술과 혁신 스타트업 투자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판매지점을 운영 중인 LG전자도 현지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지점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면서 추가 위기 상황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직원과 직원 가족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스라엘에 생산 공장은 없지만 판매지점이 피해를 볼 수 있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리점 전시장이나 차량의 파손 등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출발 예정이던 인천발 이스라엘 텔아비브행 항공편(KE957)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의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인천행 항공편(KE958) 운항 여부는 검토 중이다.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안전을 확인한 뒤 이날 밤 출발 예정이던 인천행 항공편의 출발 시간을 15시간 정도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는 11일 이후 계획된 항공편의 운항 여부는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현지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 운항 지속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인천~텔아비브 노선에서 직항편을 주 3차례(월·수·금) 왕복 운항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 중에는 대한항공만 이 노선을 운영한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수년 만에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하자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폭격을 가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섰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이재윤 기자 mt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