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시장이 이차전지산업 전도사 된 사연…먹거리 찾는 지자체
대구와 경상북도에 사는 아이들에게 가을철 불국사와 함께 가는 단골 소풍코스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포항시의 포스코입니다. 고로를 타고 흘러나오는 쇳물과 높이 100m에 내부온도 섭씨 2300도에 달하는 거대한 용광로를 보고 있으면 아이들은 시선을 빼앗기곤 합니다. 포스코로 대표되는 포항제철은 언제나 포항의 자랑이었고, 제철도시라는 명성을 줬습니다. 그리고 포항은 이제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입니다. 포항시는 최근 에코프로 유치에서부터 이차전지 특화단지까지, 이차전지 산업 메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로 대표되던 포항시는 최근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K-배터리 산업육성을 위한 혁신 전문기관인 국책 이차전지산업진흥원을 설립해 이차전지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육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해외 유수 대학과 연계한 글로벌 이차전지 연구센터를 건립해 초격차 기술 선도를 위한 공동기술개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죠.
특히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기술확보와 인재양성이 중요하다는 게 이 시장의 생각입니다. 이에 향후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경쟁력 강화와 인력양성 등을 통해 대한민국 이차전지산업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K-배터리 선도도시인 포항시의 역할에 대한 고견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 전문가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고 이차전지 관련 기관·단체와 상호협력 및 교류를 확대해 이차전지산업 혁신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재정자립도가 낮아지면 지자체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자체 정책 추진능력이 줄어들고 결국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적극적인 세원 발굴과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민하던 이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인 이차전지에 뛰어든 것이죠.
포항시는 경상북도와 함께 2019년 8월 2차전지 재활용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습니다. 이후 4년여간 관련 법령 정비와 민간 투자 유치,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국내 최대 2차전지 재활용 거점도시로 거듭났다는 평가죠. 포항시 2차전지 재활용 규제자유특구는 전국 29개 특구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우수 특구로 지정됐습니다.
포항시의 목표는 원대합니다. 지난 7월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에 지정된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 100만t, 매출액 70조원, 이차전지 소재 전체 매출액 100조원 이상, 고용 창출 1만5000명을 달성해 세계 1위 이차전지 도시로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규제자유특구 조성을 계기로 2차전지 기술 발전 속도를 법령이 따라가지는 못하는 현실을 개선해 사용한 배터리를 다시 활용하는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양극재 생산 1위 기업인 에코프로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죠. 에코프로는 영일만산업단지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소재 추출부터 양극재 소재 생산,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에코프로 포항캠퍼스’를 조성했습니다.
포항시 뿐만이 아닙니다. 많은 지자체들이 고유의 산업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하원마을은 마을 공동목장 31만835㎡에 민간 우주산업 전진기지인 하원테크노캠퍼스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관광·서비스업 80%, 농림어업 11%, 건설업 7%의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 비율을 고려하면 제조업 등 첨단산업의 GRDP 비율은 미미한 상황입니다. 국내 및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제주 관광시장을 고려하면 주민들과 제주도, 한화시스템이 손잡은 이번 우주산업 전진기지로의 변신은 주목할 만합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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