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판다 ‘푸바오’로 근로자 감정 관리… 삼성물산 ‘비타민 캠프’

용인=양범수 기자 2023. 10. 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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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단계 에버랜드 체험서 판다 관람
쌍둥이 판다 조만간 대중 앞에 공개될 듯
동물원장 “힐링의 대명사 판다… 만족도 높아”
감정 진단 받고 9만㎡ 숲 속서 요가·트래킹도
캠프 운영 10주년 맞아 전 직군으로 대상 확대

삼삼오오 유리 벽 앞에 모인 사람들이 뒤뚱거리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판다를 보고 연신 탄성을 내지른다. 나무를 오르며 노는 판다의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한 화면에 판다의 모습을 담아 인증사진을 찍기도 한다. 판다가 움직이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에버랜드의 아기 판다 ‘푸바오(福宝)’를 보기 위해 판다월드를 찾은 나들이객들의 모습 같지만, 지난 6일 진행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근로자 감정관리 프로그램인 ‘비타민 캠프’ 프로그램 일부다.

비타민 캠프는 삼성물산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 시설을 적극 활용해 이뤄지는데, 공감·비움·채움·키움 4단계로 진행되는 비타민 캠프의 두 번째인 ‘비움’ 단계에서 에버랜드 체험이 이뤄진다. 판다월드는 에버랜드 체험에서도 특히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곳으로, ‘감정 관리’라는 비타민 캠프 취지에도 잘 들어맞는다고 에버랜드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동희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동물원장은 “동물원에서 진행하는 판다 아카데미도 마찬가지이지만 판다가 ‘힐링’의 대명사처럼 자리하고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이전까지는 하염없이 판다를 지켜보는 고객도 계셨지만,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달부터 입장객 1인당 5분으로 관람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판다월드에서는 푸바오와 아빠인 러바오(乐宝)만 볼 수 있지만, 조만간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과 엄마 아이바오(爱宝)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7일 아이바오가 낳은 쌍둥이 판다가 생후 100일이 다 되어가기 때문이다. 푸바오의 경우 생후 100일째에 이름을 가졌고, 107일째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송바오’로 알려진 송영관 에버랜드 사육사는 “두 쌍둥이 판다가 스스로 걸어서 엄마 판다를 쫓아다닐 수 있는 시점에는 일반 관람객들도 쌍둥이 판다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푸바오의 경험에 비춰보았을 때 4~5개월 정도인데, 쌍둥이 판다이다 보니 엄마 판다가 두 마리를 돌보게 되는 상황이기에 성장이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고 했다.

송영관 에버랜드 사육사가 지난 6일 용인 처인구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양범수 기자

비타민 캠프 참가자들은 판다월드 체험 외에도 놀이기구를 즐기거나 에버랜드를 거닐면서 누적된 부정적 감정을 건강하게 해소하는 비움 단계를 거친다. 다양한 감정 관리 방법을 체득하는 ‘채움’ 단계와 일상의 감정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키움’ 과정을 거치기 위한 전 단계로 업무에서 누적된 스트레스를 비우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에버랜드 체험 외에도 에버랜드 한쪽에 조성된 약 9만㎡(2만7000평) 규모의 숲인 포레스트 캠프에서 트래킹을 하기도 하고, 마음 챙김 명상과 요가를 체험할 수도 있다. 포레스트 캠프는 에버랜드가 50년 가까이 가꿔온 숲으로 34만여 그루의 화초류가 심겨 있고, 올해 편백나무와 통유리로 만들어진 특수 시설 ‘포레스트 돔’이 설치되기도 했다.

비움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는 ‘공감’의 단계를 거친다.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한 감정 진단 툴 ‘EMS(Emotional Management Scale)’로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진단한다. 그 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공유해 공감을 얻는 과정을 거친다.

세 번째 단계인 ‘채움’에서는 호흡법과 스트레칭, 향기 테라피 등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쌓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반려식물이나 곰 인형 ‘포베어’로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긍정적인 감정을 떠올리고 강화해갈 수 있도록 하는 ‘키움’ 방법을 익힌다.

비타민 캠프 '비움' 단계 프로그램 모습.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이러한 비타민 캠프는 삼성물산이 1994년 만든 경험혁신 아카데미의 서비스 철학과 교육 체계를 밑거름으로 만들어졌다. 경험혁신 아카데미는 에버랜드와 골프클럽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2014년 경험혁신 아카데미가 개원 20주년을 맞아 전문가들과 함께 협력해 ‘직원들의 마음 관리 강화’를 목표로 비타민 캠프를 개발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햇수로 10년째를 맞는 올해부터는 모든 산업군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가장 많은 2000여명이 교육에 참여하며, 누적 수료자는 1만명을 기록하게 됐다.

이유리 삼성물산 경험혁신 아카데미 그룹장은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의 마음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전 국민의 비타민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 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비타민 캠프 '공감' 단계 프로그램 모습.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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