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라운드스퀘어'와 '삼양그룹'…"같은 삼양이지만, 완전히 달라요"

삼양라면·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그룹 새 이름 '삼양라운드스퀘어'
큐원·상쾌환 만드는 삼양사…소재 사업 강자 자리 지키는 '삼양그룹'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연휴 때도 먼 친척들에게 '라면 만드냐'는 얘기를 듣긴 했죠."

삼양그룹 식품화학 계열사 삼양사에 근무 중인 A씨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상쾌환'을 만든다고 이야기하면 라면 회사가 숙취해소제도 만드냐고 해서 다른 회사라고 또 설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근무 중인 삼양사는 삼양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과 전혀 다른 회사다. 식품사업으로 시작해 화학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그룹은 1924년 창업주 김연수 초대회장이 세운 '장성농장'으로 시작해 1950년대 제당 사업에 나서며 큐원을 생산하는 등 국내 3대 제당 기업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 외에도 카페 등에 납품하는 생지와 밀가루 등으로 B2B(기업간 거래) 식품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특히 소재 사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자동차 내외장재 소재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에 집중해 국내 페트병 생산 시장에서 동원시스템즈와 함께 1위를 다투고 있다.

수술용 녹는 실이라고도 알려진 생분해성 봉합사 분야에선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올해 헝가리 생산공장을 준공해 유럽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삼양그룹은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글로벌 스페셜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창립기념일 기념사에서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반도체, 2차 전지 및 퍼스널 케어 소재와 차세대 대체 감미료, 생분해성 봉합사 등 그룹의 핵심 스페셜티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은 1961년 전중윤 선대회장이 창업한 기업으로,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만들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1969년엔 업계 최초로 한국 라면을 베트남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로 제품을 수출 중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량 50억개를 돌파한 '불닭 시리즈'는 고전하던 삼양식품을 일으켜 세운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삼양식품의 연간 매출의 70%가량이 불닭 시리즈에서 나온다. 해외매출의 85%가량이 불닭 시리즈다.

삼양식품은 2016년부터 시작된 폭발적인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2017년 1억달러, 2018년 2억달러, 2021년 3억달러, 2022년 4억달러 수출을 달성하며 현재 한국 라면 수출액의 약 55%를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그룹은 삼양라면 출시 60주년을 맞아 올해 그룹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를 이끄는 김정수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전 회장의 아내다.

핵심 브랜드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개발한 김 부회장은 ESG(기업·사회·지배구조)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주력했다.

김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CSO(전략운영본부장)는 지난 9월 비전선포식에서 대외적으로 처음 데뷔했다.

전 CSO는 "새 CI(상징마크)에 담긴 스퀘어(Square)와 라운드(Round)로부터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 케어(Food Care)'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두 축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최근 새 그룹 사명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그룹 세계관을 극대화한 체험 공간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퀴즈를 활용한 이벤트와 미래형 팝업스토어 삼양라운드스퀘어 연구소 등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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