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전세 사기 불안감 확산… 임대인 “제때 알리지 못한 점 사죄”
경기 수원시에서 한 임대인 부부가 수십명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면서 이들과 계약한 임차인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9일 ‘수원 전세 사기 의혹’ 사건의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내몰린 임차인들의 고충이 잇따라 올라왔다. 현재 카카오톡에는 이 사건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이 다수 만들어져 있는 상태다.
한 임차인은 “변호사와 상담했는데 돈을 돌려받을 희망은 거의 없으니 다 같이 형사고소를 하라고 한다”며 “그런 이후에 결과가 나오면 민사 손해배상을 하라고 했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등기부등본에 적힌 주택 소유 법인 주소로 찾아갔다가, 벽에 가득 붙은 세무서 등기만 확인하고 왔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뒤늦게 언론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한 뒤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이들도 있었다. 또 다른 임차인은 “기사를 보고 방금 알았다. 참 당황스럽다”면서 “임대인과 연락되지 않는데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한때 230여명이 참여했던 한 단체 대화방은 집주인의 법인 관계자가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폐쇄되기도 했다.
주택 소유 법인 대표이자 이 사건 피고소인인 A씨는 단체 대화방에 입장문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입장문에서 “작년 말부터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전세가 하락으로 버티기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며 “재임대까지 어려워지며 더 이상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임차인들에게 제때 고지하지 못한 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에 깊이 사죄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임차인분들의 안정적 보금자리를 찾아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인 지난 8일 기준 경찰에 A씨 부부와 A씨 아들을 사기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은 52건이 접수됐다. 고소장에 명시된 피해 액수는 70여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애초 수원남부경찰서가 맡았던 이 사건을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하고 A씨 부부에 대해 출금 조처했다. A씨 부부는 부동산 법인을 다수 소유하고 있다. 수원 인근에만 40∼50여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임차인들을 일부러 속이려 한 ‘기망의 고의’를 갖고 범행했는지 고소인들을 상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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