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올랐는데 지급은 줄어…`풍수해`로 수익 불리는 보험사

4년간 지급 차액 1183억원 달해
보험료 개인 73만원·기업 9만원 오름세

[사진=연합뉴스]

풍수해보험 원수보험료 대비 지급차액 및 보험사 예상 수익. [사진=양정숙 의원실]

최근 기후변화로 재난재해가 빈번해지면서 풍수해보험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풍수해보험을 취급하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보험사들은 평균 보험료가 오르면서 최근 2년간 수익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보험금 지급은 오히려 줄어 정책보험 상품을 통해 보험사 수익만 늘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풍수해보험 원수보험료 규모는 2020년 357억원에서 지난해 721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 규모는 255억원에서 232억원으로 10%가량 줄었다.

원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차액은 2020년 101억원에서 2021년 270억원, 2022년 489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5월(321억원)분까지 합치면 4년간 국내 보험사가 풍수해보험으로 얻게 된 보험금 지급 차액은 1183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보험금 청구 건수 대비 보험금 지급률은 개인의 경우 76%, 기업의 경우 60%로 나타났다. 풍수해보험 가입자 수는 개인과 기업을 합쳐 2020년 42만8561건에서 2022년 72만6127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월까지 23만9703건으로 집계됐다. 5월 이후 본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 특성 상 올해 가입 건수는 지난해 수치와 비슷하거나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취급 보험사 증가에도 상품 1건당 평균 보험료는 오르는 추세다. 평균 보험료는 2020년 개인 43만5746원, 기업 3만2원에서 지난해 52만8200원, 4만6005원으로 올랐다. 올해에도 각각 73만9938원, 9만5177원으로 보험료가 오름세다.

풍수해보험 실무편람에 따르면 기업이 가입하는 주택 상품은 '소파 미만 손해'처럼 경미한 손해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책조항이 있다. 양정숙 의원은 "피해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이른 시일 안에 재기할 수 있도록 보험사는 보험료 청구 건수 대비 지급 비율을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며 "소소한 손해부터 충분히 보상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당국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