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도 폭주족"...인명사고 걱정에 제지도 어려워

박하늘 기자 2023. 10. 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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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광복절에 주로 모습을 보이던 폭주족들의 출현이 종잡을 수 없도록 잦아지고 있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의 특성상 강제로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사고 부담에 이들을 단속할 경찰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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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노출 없는 SNS 등에서 모의 즉흥 모임 경향
10대 후반·이륜차 특성 인명사고 위험 높아
형사 처벌 규정 강화 필요
지난 8월 15일 자정 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도심에서 경찰차들이 오토바이 폭주족들을 검거하기 위해 둘러싸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천안]3.1절, 광복절에 주로 모습을 보이던 폭주족들의 출현이 종잡을 수 없도록 잦아지고 있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의 특성상 강제로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사고 부담에 이들을 단속할 경찰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한글날인 이날 자정쯤 천안 서북구 쌍용동 일봉산사거리 인근에서 또다시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출몰했다. 이들은 오전 4시 쯤 장소를 천안 동남구 신부동 인근으로 옮겨 폭주를 이어갔다. 사고 위험에 한 때 119구조대원들이 투입되기도 했다. 경찰은 일당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개천절인 지난 3일에도 새벽 2시 쯤 천안 동남구 신부동 일대에 폭주족이 나타났다. 이날 구경하던 청소년들은 전동 킥보드를 몰고 도로 한복판에 나와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헬멧을 쓰지 않은 채 두명 씩 탑승한 킥보드는 교차로 한복판에서 곡예운전을 하며 경찰을 피해 도망 다녔다. 이들의 폭주는 새벽 6시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15명을 입건했다. 이날 단속을 위해 경찰차 23대와 경력 60여 명을 투입했다.

신부동에서는 광복절이었던 지난 8월 15일 자정에도 폭주족이 출현했다. 경찰은 폭주족 6명을 공동위험행위 혐의로 입건했다. 이 중 1건은 검찰로 송치했으며 나머지는 조사 중에 있다.

3.1절, 광복절 등 국경일에 나타나던 폭주족들이 최근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일시에 갑작스럽게 출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과는 다르게 외부에서 접근이 가능했던 인터넷 커뮤니티가 아닌 외부 노출이 안되는 카카오톡 같은 SNS를 활용해 모의하고 있다. 모임도 번개로 잡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명사고의 위험이 큰 이륜차이다 보니 경찰의 강력한 물리력을 행사하기도 사실상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족 대부분이 10대와 20대 초여서 무모하고 즉흥적이다. 영웅심리 때문인지 안전을 생각 않고 운전을 하다 보니 사고 위험이 크다"면서 "이륜차는 사고가 나면 크게 다친다. 강력단속을 했다가 운전자가 다치기라도 하면 경찰의 부담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다. 현재로서는 안전하게 폭주를 단속할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폭주 할 공간을 좁히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등 해외사례처럼 그물망 등을 사용하자는 여론이 있지만 단속 시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소재에 대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폭주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폭주족의 형사 처벌은 도로교통법 상 공동위험행위 금지 조항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을 적용하긴 쉽지 않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공격적인 성향이 집단성, 익명성으로 배가되며 책임이나 가책이 분산된다"면서 "범죄적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선 강한 처벌이나 적극적인 법적용이 필요하다. 단속과정에서 도주하거나 도주를 돕는 행위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죄 적극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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