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고마워요, 글자를 배우니 온 세상이 다 재미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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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심 할머니(81세)는 요즘 한글공부에 푹 빠져 있다.
해남 강강술래공연단에서 주축 멤버로 활약할 정도로 어릴때부터 재주 많기로 유명했지만 6남매의 맏이로 태어나"동생들 업어 키우느라"학교를 다니지 못한 서러움은 할머니 인생의 남모르는 한이 되었다.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한글교실은 이런 할머니의 서러움을 단숨에 씻어 주었다.
올 3월부터 시작된 금평리 마을 한글교실에서는 현재 11명의 할머니들이 연일 한글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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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읍면 찾아가는 문해교육 운영, 내년 학력인정 문해학교 설립
[헤럴드경제(해남)=김경민기자]주주심 할머니(81세)는 요즘 한글공부에 푹 빠져 있다. 길을 가다 문득 간판도 읽어보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 안내판 글자도 한 글자씩 더듬어 본다.
해남 강강술래공연단에서 주축 멤버로 활약할 정도로 어릴때부터 재주 많기로 유명했지만 6남매의 맏이로 태어나“동생들 업어 키우느라”학교를 다니지 못한 서러움은 할머니 인생의 남모르는 한이 되었다.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한글교실은 이런 할머니의 서러움을 단숨에 씻어 주었다. 올 3월부터 시작된 금평리 마을 한글교실에서는 현재 11명의 할머니들이 연일 한글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은 기초 2단계, 1학년 2학기 수준의 읽고 쓰기이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할머니들의 열정은 사뭇 진지하기만 하다. 가장 어린 68세의 이정임 할머니부터 최고령 88세 김연엽 할머니까지 평균나이 80세, 할머니 학교의 동급생들은 3년 과정의 한글교실을 반드시 졸업하겠다고 굳게 약속도 했다.
지도를 맡고 있는 김병주, 김은정 문해교육사도“일주일에 두 번 수업을 하는데 거의 결석이 없을 정도로 어르신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며“어린 학생으로 돌아가 배움의 기쁨을 알아가고, 인생에 자신감을 다시 찾는 어르신들을 볼때마다 가르치는 강사들도 더할 나위 없이 보람을 느낀다”고 귀뜸했다.
해남군은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어르신들에게 문해교육을 통해 읽고 쓰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늦깍이 학생들의 첫 학교는‘꿈을 보며 배우는 학교’라는 뜻의 꿈보배 학교이다. 꿈보배 학교는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육으로, 지난 2018년 3개소 30명으로 시작해 올해는 171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다. 해남읍의 평생학습관을 비롯해 관내 12개 읍면에서 53개 교실까지 확대됐다.
특히 평생학습관에서 가까운 읍 지역 주민들 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학습자나 면 지역 거주자를 위해 마을회관은 물론 학습자 집으로 찾아가는 교육도 실시해 교통이 여의치 않은 군민들에게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꿈보배 학교의 주요 과목은 국어와 수학, 생활하면서 가장 큰 불편함을 겪어온 문자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습자 수준에 맞춰 편지 작성, 음악과 미술, 스마트폰 활용 등 생활 문해교육을 병행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문해교육에 대한 군민들의 호응에 해남군은 내년 개교를 목표로 초등학력 인정 문해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형태의 문해학교를 설립해 안정적인 학습환경을 구축하고, 교과과정 확대 등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배우고 싶어하는 군민은 언제든지 배움을 통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문해교육에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어느때보다 뜻깊은 한글날을 맞은 할머니들에게도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kkm997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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