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도배, 무려 25자까지…'아파트 이름' 대체 왜?

이재승 기자 2023. 10. 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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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센트럴 퍼스트 하이엔드, 한글날인데 시작부터 영어가 나오는데요, 바로 외래어가 뒤섞인 아파트 이름에 대한 소식입니다.

[앵커]

우선 소개해드리는 아파트 이름부터 볼까요? 올해 기준, 전국에서 이름이 제일 긴 아파트입니다.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로 자그마치 25글자입니다. 아래쪽 다른 아파트 이름도 20자안팎에 이릅니다.

[기자]

뭔가 언뜻 머리속에 들어오질 않네요, 언제부터인가 외래어를 사용하는 아파트 이름이 크게 늘었잖아요.

[앵커]

맞아요, 예전에는 장미, 개나리, 샛별마을처럼 순우리말 이름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많이 달라졌죠.

[기자]

뭔가 좋은 뜻을 가진 외래어라면 다 조합해서 이름을 만드는 것 같아요.

래미안목동 아델리체의 경우 스페인어로 고귀한을 뜻하는 아델리오와 독일어로 품격을 뜻하는 아델, 영어로 소중한을 뜻하는 체리시에서 따왔습니다.

정리하면 고귀하고, 품격있는 귀족처럼 소중한 아파트 라는 뜻이 되겠죠.

[앵커]

아파트 이름이 일단 길어졌고 외래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부산의 한 아파트에는 링컨과 에디슨 등 미국의 위인들도 등장했다고요?

[기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웅장한 부산 영어마을 아파트 작명'이라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글쓴이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명지영어도시퀸덤1차 에디슨타운', 링컨타운, 아인슈타인타운과 '명지두산위브 포세이돈아파트' 등을 언급했습니다.

누리꾼들은 "가슴이 웅장해진다" "왜 제우스보다 아래인 포세이돈일까", "사람 이름 넣고 싶으면 국내 위인도 많은데"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외래어로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어느정도 공식이 있는 것도 같아요. 인근에 공원이나 숲이 있다면 파크와 포레, 강과 바다가 있으면 리버와 오션 등의 이름을 넣기도 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파트의 좋은 점을 부각해 애칭으로 삼은 이름을 짓는데요, 도심지와 근접하면 '센트럴', 학군지엔 '에듀' 등이 붙고요, 그 지역의 첫 분양을 강조하는 퍼스트 등 아파트 이름에서 다양한 외래어가 사용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파트 이름에 이렇게 좋은 뜻을 붙인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죠. 있어보이는 외래어'로 아파트의 장점을 부각한 고급화 전략이자, 집값 상승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잖아요?

저도 이런 새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다만,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려다 보니 지나치게 과장돼 오히려 우스꽝스럽거나 엉뚱한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가령 서울 송파구의 '헬리오시티'도 '태양'을 뜻하는 '헬리오(helio)'를 차용해 작명했는데, 이름이 처음 지어질 때만 해도 '지옥'을 연상시킨다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앵커]

오늘 한글날을 맞아 다양한 외래어 아파트 이름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아파트 이름에 꼭 외래어를 사용해야만 가치가 올라가는 것인지는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에 주소 손글씨로 쓰려면 쉽지 않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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