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우울증 진료 3년새 70% 증가…‘위기의 경찰’은 누가 지키나
직무 스트레스 ‘무더기 퇴직’과도 연관
우울증 치료를 받는 경찰관이 최근 3년 사이 7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 건수도 같은 기간 50%가량 늘었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경찰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경찰청 및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들의 우울증(F32·F33) 진료 인원은 2020년 1104명에서 2021년 1471명, 2022년 1844명으로 3년 새 67% 늘어났다. PTSD 치료 인원은 2020년 46명, 2021년 57명, 2022년 67명으로 46% 증가했다. 정신질환은 없으나 병원에서 상담 등을 받은 보건일반상담(Z719)은 2020년 219명, 2021년 250명, 2022년 311명으로 42% 늘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찰관 수도 매년 20명이 넘는다. 자살한 경찰관 수는 2020년 24명, 2021년 24명, 2022년 21명이었다. 올해는 지난 8월 기준 17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이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한 경찰관은 올해 1~8월 1만2244명이다. 전체 경찰공무원 12만9000명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전국 18곳 마음동행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상담인력은 36명에 불과했다. 상담사 1명당 1년에 경찰관 340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경찰은 정신적 손상 위험이 큰 직업으로 꼽힌다. 충격적인 사건·사고 현장을 마주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악성 민원 및 소송으로 영향으로 직무 스트레스도 크다. 경찰서 민원실에서 발생한 위법 건수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2292건, 2022년 2602건으로 파악됐다.
직무 스트레스가 경찰공무원의 ‘무더기 퇴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공무원 퇴직 인원은 2020년 2509명에서 2021년 3048명, 2022년 3543명으로 늘고 있다. 특히 20~39세 젊은 경찰관들의 퇴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30 퇴직 경찰관은 2020년 133명, 2021년 216명, 2022명 209명이었다. 올해는 지난 8월 기준 242명으로, 이미 지난해 수치를 훌쩍 넘어섰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사설] 이재명 선거법 1심 ‘당선 무효형’, 현실이 된 야당의 사법리스크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