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상위성센터 가보니] 2분만에 산불 탐지, 3분내로 데이터 송출···AI로 재해 잡는다

진천=장형임 기자 2023. 10. 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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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동아시아 영역은 2분마다, 지구 전체는 10분마다 관측이 가능합니다. 이후 3분 이내로 수집한 자료를 처리해 위성 방송으로 즉각 송출합니다."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의 김진영 위성기획과 사무관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은 올해 9월 기준으로 2A호의 적시 제공률(위성 영상 스캔 후 3분 이내에 영상을 성공적으로 배포하는 확률)이 99.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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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위성 2A호, 정확도 대폭 키워
한반도 2분·지구 10분마다 관측
국내 36개 기관·해외 19개국 제공
밤에도 구름·태풍 등 선명히 관측
2031년 '천리안 5호' 개발 논의중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국가기상위성센터 전경. 사진 제공=기상청
[서울경제]

“한반도와 동아시아 영역은 2분마다, 지구 전체는 10분마다 관측이 가능합니다. 이후 3분 이내로 수집한 자료를 처리해 위성방송으로 즉각 송출합니다.”

이달 5일 찾은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충북 진천군 외딴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위성과의 교신을 방해하는 고층 건물 등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수집한 위성 영상과 기상 데이터 등은 국내 36개 기관은 물론 해외 19개국에 실시간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위성센터에 있는 천리안위성 2A호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이다. 직경 9m에 이르는 안테나는 하얗고 거대한 접시형 모양이다. 2019년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2A호는 이듬해 정식 서비스를 종료한 천리안위성 1호의 뒤를 이어 태풍 및 황사 관측, 안개·산불·화산활동 탐지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A호는 자연재해를 포함해 급변하는 각종 기상 활동 관측 능력을 전작보다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A호를 통해 생산한 자료는 빠른 처리 속도와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은 “올해 9월 기준 2A호의 적시 제공률(위성 영상 스캔 작업 완료 후 3분 이내에 영상을 성공적으로 배포하는 확률)이 99.9%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2A호는 구름이나 안개·태풍 등의 기상 현상을 야간에 선명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기존의 한계를 보완, 자료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24시간 내내 천연색 가시 영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김 센터장은 “원래 밤에는 가시 채널 없이 적외 채널만 확보되는데 낮 동안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AI를 통해 가시 채널을 복원함으로써 해무의 이동 경로 등을 계속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해상도, 채널 수, 관측 횟수 등이 모두 1호기보다 진화한 결과 2A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위성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이달부터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공공 데이터 배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서비스 접근성도 높일 예정이다.

5일 김윤재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이 취재진에 천리안위성 2A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상청

특히 인명·재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기상을 예측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된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한반도 전역에 대한 산불 조기 탐지 시간은 기존 10분에서 2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2A호는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산불 신고 시점 1분 뒤에 포착해 낸 바 있다. 집중호우 조기 탐지 정확도는 2022년 기준 68.1%로 3년 전보다 3%포인트 증가하며 세계 최고 기상위성 전문 기구인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의 정확도 대비 92% 수준까지 올라섰다. 태풍의 중심 위치 분석 정확도는 1호 대비 17.1% 향상됐으며 태풍 인근 해상풍 산출 주기도 4시간에서 10분으로 대폭 단축됐다.

2019년 8월 발생한 제9호 태풍 ‘레끼마’와 제10호 태풍 ‘크로사’의 주야간 합성 영상 갈무리.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을 통해 야간에도 가시영상(RGB)을 산출한 결과 365일 24시간 무중단 태풍 감시 체계를 구축했다. 사진 제공=기상청

천리안위성 2A호는 기후변화 감시 역할도 수행한다. 가뭄에 대비한 토양 속 수분량 관측, 폭염에 대비한 지역별 표면 온도 및 월별 일사량 분포 산출 등이 대표적이다. 북극 해빙을 비롯한 극지방 기후변화 감시 정보도 매일 제공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기후위기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기상청이 기후 감시 기능을 총괄하고 있다”며 “안면도·고산·울릉도·독도 등에 위치한 기후변화 감시소 4곳에서 온실가스 농도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운영실에서 직원들이 위성 관측 자료를 감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기상위성의 안정적인 자료 처리 및 분석은 물론 외국 기상위성 자료 수신 등 전반적인 위성 운영 관리가 이뤄진다. 사진 제공=기상청

2A호의 기대수명은 성능 저하 속도와 잔여 연료량 등을 고려했을 때 최장 2031년까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정지궤도 기상위성 수명이 10년인 점을 고려하면 2029년이 마지노선이지만 위성센터 측은 현재 2A호의 상태가 양호해 “하드웨어의 노화로 인해 생기는 오차를 소프트웨어로 보완하며 2년 반 정도를 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2A호의 연료는 약 10년 치가 남았으나 우주방사선 등으로 인해 1년에 1~2%씩 관측 기기의 성능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상청은 2A호의 ‘은퇴’에 대비해 2031년 발사를 목표로 차기 위성(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해상도 등의 성능을 높인 차세대 기상 탑재체 도입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진천=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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