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도 너무 싼데…가치주 '줍줍' 지금이 타이밍?

김소연 기자 2023. 10. 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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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고금리발 쇼크에 국내 증시가 휘청대면서 청산가치인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에도 못 미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3분기 실적 개선주들도 있어 증시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면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포워드 PBR은 0.87배다.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속 2400선까지 밀리면서 코스피 지수가 청산가치인 PBR 1배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3분기 에프엔가이드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기업 중 지난 5일 기준 PBR 1배 미만인 기업은 118개였다. 이중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전환한 기업들은 60곳이다. PBR은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 대비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것으로, 1배 미만이면 주식가치가 기업의 자산가치에 미달할 정도로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대표적으로 최근 업종 피크아웃 우려 속 자동차 관련주가 일제히 저평가 상태로 떨어졌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51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11억원에서 4585% 급등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20억원으로 101% 증가가 예상된다. 넥센타이어의 PBR은 0.43배 수준에 그친다. 업종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높아 주가가 저평가됐지만 하반기부터 천연고무 등 재료비가 축소되고 전기차용 타이어 매출 증가와 내년 유럽 공장 증설효과가 기대된다.

기아는 3분기 영업이익이 2조7937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64% 뛴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도 2조367억원으로 34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장이 출렁이는 상태에서도 최근 4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수세는 지난달 19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지속된다. PBR은 0.64배로, 저평가 상태다.

현대차 역시 PBR이 0.51배에 그친다. 그러나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예상치는 3조4882억원, 2조8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100% 증가가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도 3분기 영업이익이 18% 증가한 6775억원으로 예상되지만, PBR은 0.49배 수준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에 대해 "9월 국내 공장 생산량이 비수기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인도 등 해외생산 반등이 시작돼 전체 도매판매 상승을 이끌었다"며 "3분기 손익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4분기에 신차 모멘텀이 가세해 기업가치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에너지 관련주는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덕에 3분기 호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한국전력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해 각각 1조5812억원, 8375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PBR은 0.32배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도 3분기 영업이익이 40% 늘어 8조4420억원을 기록하고, 순손실은 905억원으로 절반 이상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PBR은 0.19배에 그친다. 다만 이들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데다, 요금 지속 인상여부가 주가 키를 쥐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이 허용되면서 돌아온 유커(중국인 관광객) 수혜가 기대되는 유통주들은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PBR이 각각 0.38배, 0.27배, 롯데쇼핑은 0.21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들은 3분기 실적 개선세가 미미하다. 지난해 코로나19 속 보복소비에 따른 명품 매출 증가가 높은 기저효과로 작용한 탓이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면서 국내 백화점 매출은 물론, 면세사업부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저평가 상태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증권가 평가가 잇따른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지난해 고베이스 영향으로 명품 매출이 역성장세를 기록했는데 9월부터 다시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단체관광 면세점 매출도 4분기 이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 게임주인 네오위즈는 지난달 출시한 'P의 거짓'이 엇갈린 평가에도 실적개선세가 뚜렷하다. 3분기 영업이익 600억원, 순이익 5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4%, 547% 증가가 기대된다. PBR은 0.83배 수준이다. 외국인 매수세도 최근 8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NHN도 올 3분기 영업이익 250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202%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NHN의 PBR은 0.41배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 고금리가 고착화되는 환경에서는 PBR 관점의 접근을 고민해볼만 하다"며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자산가치가 곧 기업가치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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