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최정훈이 전한 남극의 충격 참상 ···기후 위기 경종에 스타들이 나섰다[스경연예연구소]

김원희 기자 2023. 10. 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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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이 동해안을 배경으로 물이 차오르는 수조 속 열창하는 모습. KBS2 ‘지구 위 블랙박스’ 예고 영상



따뜻한 남극, 모래사장 없는 해변, 물이 없는 저수지.

이 모순된 단어들의 나열은 2023년 현 사회가 직면한 위기다. 기후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됐음에도 일상에서 그 경각심은 제자리걸음이다. 각종 뉴스와 다큐멘터리에서 매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며 경종을 울리지만, 재미 위주의 콘텐츠 홍수 속 ‘기후 위기’가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다.

이에 대중에 친근히 맞닿아 있는 스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 위기 문제에 관심을 촉구하는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9일부터 총 4부작으로 방영되는 KBS2 ‘지구 위 블랙박스’는 대한민국 최초 기후위기 아카이브 콘서트라는 콘셉트를 스토리텔링과 엮은 독특한 방식으로 흥미를 끈다. 2023년 지구의 마지막 모습을 배경으로 한 콘서트 영상을 각각 2054년, 2080년, 2123년 거주 불능 지구의 데이터 센터 블랙박스에 상주하는 ‘기록자’들이 관람하는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낸다.

지난 5일 진행된 제작발표회를 통해 “용을 쓰고 (프로그램을)만들었다”고 밝힌 구민정 PD는 “기후 위기는 중요한 문제인데 관심을 두도록 만들기는 쉽지 않다.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마음을 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최정훈이 남극을 배경으로 공연을 하는 모습. KBS2 ‘지구 위 블랙박스’ 예고 영상



잔나비 최정훈, YB, 김윤아, 모니카X립제이, 르세라핌, 정재형X대니 구, 세븐틴 호시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7팀의 아티스트가 기꺼이 동참했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파괴돼 가는 국내외의 6개 지역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공연을 선보이며 그와 명백히 대비되는 안타까운 지구의 현실을 보여준다.

남극에서 공연한 최정훈은 직접 목격한 충격적인 참상을 전했다. 그는 “니트 하나 입고 라이브를 진행할 정도로 따뜻했고, 눈이 많이 녹아 까만 돌들뿐이었다. 실시간으로 빙벽이 녹아내리며 나는 천둥 같은 소리를 들으며 라이브를 했다”고 말했다.

윤도현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모래사장이 침식된 동해안을 배경으로 물이 차오르는 수조 속에서 노래하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는 매년 국내에서만 축구장 18개 면적의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충격을 표하며, “저희가 콘서트를 할 때 환경파괴가 일어나는 부분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난 콘서트부터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환경보호 활동을 실천하고 있음을 알렸다.

지난달 개최된 ‘제2회 하나뿐인 지구영상제’의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된 윤하.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유튜브 채널



스타들의 움직임은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우주와 지구에 관한 관심을 노래로 표현해 온 가수 윤하는 지난달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제2회 하나뿐인 지구영상제’의 명예 홍보대사로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을 독려하는 데 앞장섰다. ‘기후위기 시계’가 가리킨 지구의 남은 시간(2021년 6월 기준)에서 제목을 따온 ‘6년 230일’이라는 곡으로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가수 폴킴은 2020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시민운동 기구 ‘비상행동’에 1억을 기부하거나 자체 콘텐츠를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왔고, 환경 에세이를 발행하기도 한 배우 공효진은 지난 2021년 구 PD가 연출한 KBS2 환경 예능 ‘오늘부터 무해하게’에 출연해 ‘탄소 제로’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리기도 했다.

밴드 콜드플레이. 워너뮤직 코리아



해외 스타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지난해 비행을 최소화하는 동선,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충당, 식물성 소재의 손목밴드 등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방식으로 월드투어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연예인들의 목소리는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단단한 팬덤을 기반으로 둔 가수들의 경우 파급력이 더 강하다.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스타숲’ 기부 문화만 봐도 ‘선한 영향력’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지구 위 블랙박스’에서 2054년의 기록자 ‘윤’역으로 열연한 김신록은 “문화예술인의 한 명으로서 참여하고 싶었다. 큰 흐름 안에서 (환경운동이)유행이 되면 좋겠다”고, 가뭄이 닥친 스페인의 저수지에서 퍼포먼스를 펼친 댄서 모니카는 “저희가 하는 예술이 사회적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문화예술을 사회적 가치로 바꾸려는 이들의 노력이 환경 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흐름을 끌어낼지 시선이 모인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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