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가에도 방송 수신료 사전통지 없이 부과하면 위법"

김상민 기자 2023. 10. 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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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에 따라 징수하는 KBS 수신료를 사전통지 없이 부과하면 위법하다는 행정 절차상 원칙이 일반 국민뿐 아니라 국가에도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는 정부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수신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정부가 승소했던 원심 판결을 지난달 21일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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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에 따라 징수하는 KBS 수신료를 사전통지 없이 부과하면 위법하다는 행정 절차상 원칙이 일반 국민뿐 아니라 국가에도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는 정부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수신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정부가 승소했던 원심 판결을 지난달 21일 확정했습니다.

KBS로부터 징수 업무를 위탁받은 한전은 2020년 대구에 있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영내 외래자·독신자 숙소에 다수의 TV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3개월 치 수신료를 부과했습니다.

이후 KBS는 계속해서 미납분 납입을 요청했습니다.

KBS와 비행단의 2022년 1월 합동 조사 결과 숙소에 비치된 TV는 총 769대였습니다.

미납분을 따져보면 KBS에 수천만 원을 줘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정부는 미납 독촉의 근거가 되는 수신료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지난 2021년 2월 소송을 냈고, 1·2심은 정부의 손을 들었습니다.

당시 2심은 "수신료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의견 청취, 이유 제시 절차를 이행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군과 의무경찰대 영내의 TV는 수신료가 면제되므로 애초에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송에 보조참가한 KBS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국가기관은 행정절차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영내에 있는 TV라도 '공용 목적'으로 설치된 경우에만 면제 대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런 KBS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 확보라는 행정절차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했을 때 행정기관의 처분에 의해 불이익을 입게 되는 측면에서 국가와 일반 국민을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아울러 대법원은 "면제 요건을 해석함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해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군 영내에 있는 수상기는 사용 목적과 관계없이 등록(납부) 의무가 면제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은 "국가에 대한 행정 처분을 함에 있어서도 행정절차법상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처분이 위법하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밝힌 판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KBS 제공, 연합뉴스)

김상민 기자 ms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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