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 찍게 휴대폰 좀"…택시기사들 계좌서 1억 빼간 20대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택시기사에게 내비게이션을 대신 검색해 주겠다며 휴대전화를 빌린 뒤 은행 앱(애플리케이션)에서 1억원을 인출해 가로챈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9일 SBS·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삼산경찰서는 지난 8일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20대 택시 승객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8~9월 수도권 일대를 돌면서 택시에 탑승해 기사 17명의 계좌에서 현금 총 1억500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기사 계좌에 택시비를 송금하면서 실수로 더 많이 보냈다며 인근 ATM(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도록 하고 비밀번호를 몰래 훔쳐봤다.

이후 택시에 다시 탑승해 '내비게이션을 검색하겠다'며 기사의 휴대폰을 빌려 은행 앱을 설치하고 자신의 대포통장으로 예약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또 기사에게 지인 계좌로 소액을 보내달라고 부탁한 뒤 송금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재차 휴대폰을 빌려 현금을 인출하기도 했다. 주로 심야 시간대 60~70대 고령 기사들이 A씨의 범행 대상이었다.

경찰은 피해 기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