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진료확인서에 부모 사망신고서까지…이게 'MZ식' 결석 꿀팁?

이수민 기자 조현우 인턴기자 2023. 10. 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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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기록을 만들어내고 병원명과 연락처가 적힌 도장을 합성해 진짜인냥 출력해 교수에게 전송했다.

이 글에서는 학생이 제출한 진단서의 품질이 무언가 가짜같다며 의아하게 느낀 교수가 해당 병원으로 직접 전화해 학생의 진료 기록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병원에서는 학생이 해당일에 내원하지 않았음을 확인해줬고, 교수는 수업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이 학생을 '학칙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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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칙 따라 병결, 면접 등 출석으로 처리…악용 사례 늘어
병원에 전화해보는 교수도 생겨나…위조로 처벌도 가능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조현우 인턴기자 = #대학생 A군은 최근 숙취 때문에 제 시간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자 허위로 '진료확인서'를 만들어 제출했다.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기록을 만들어내고 병원명과 연락처가 적힌 도장을 합성해 진짜인냥 출력해 교수에게 전송했다.

#대학 졸업반 B양은 자격증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비교적 성적 부담이 덜한 교양 수업을 몇 차례 빠지게 됐는데 출석 점수 차감이 슬슬 걱정됐다. B양은 지난해 참여했던 대외활동 프로그램의 '면접 참석 인증서'에서 날짜 만 바꿔 출석 인정을 요청했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대학가 내에서 학생들의 '출석 인정'을 놓고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대학교 학칙에 따라 병원 진료, 생리, 면접, 가족 사망 등의 경우 자체적으로 출석 인정요청서와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을 인정해주는데 이를 악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광주 C대학에서는 가짜로 병원 진단서를 만들어서 제출했다가 교수에게 발각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병원 갈 돈이 없었던 거니'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서는 학생이 제출한 진단서의 품질이 무언가 가짜같다며 의아하게 느낀 교수가 해당 병원으로 직접 전화해 학생의 진료 기록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병원에서는 학생이 해당일에 내원하지 않았음을 확인해줬고, 교수는 수업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이 학생을 '학칙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다른 학생 중 하나가 교수의 공지사항을 본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면서 사연이 알려지게 됐다.

[자료사진] 광주 모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가짜 출석 인정서 적발 사례. 2023.10.8/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학생들은 해당 글 댓글을 통해 "복학했을 때 할아버지 사망 신고서를 가짜로 조작한 애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학생의 경우 다행히(?) 교수가 의심을 하거나 추가 서류를 요청하지는 않았는데 자신이 '결석 꿀팁'이라며 복학한 친구들에게 방법을 공유한 뒤 소문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빈번한 학생들의 '가짜 확인서' 여파로 대학에서도 칼을 빼들었다. 교수들은 서로 사례를 공유하며 학생들의 거짓 증명서를 가려내야 할 방법을 찾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C대학 한 교수는 "교수 생활 하면서 여러 학생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출석인정서 관련 증빙서류를 조작하는 학생까지 생겨났다는 것이 놀랍다"며 "실제로 아프거나 사유가 있는 학생들이 제출한 자료를 하나하나 확인해 봐야하는 세상이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교수들도 문제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병원 진단서, 내원 확인서는 직접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보거나 부고의 경우 장례식장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보는 교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가짜 확인서를 만들어낸 친구들에 대한 학생들의 비난도 거세다.

대학생 E씨는 "그냥 하루 시원하게 빠지고 공부 열심히해서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망신고서 조작은 사람으로 볼 가치가 없는 수준이다"고 비난했다.

'출석 위조'가 성행하는 데는 대학생들이 이 같은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앞선 사례들의 경우 학칙에 따라서는 크게 제적과 퇴학 조치·해당 과목 F처리와 징계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으며 형사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서 문제가 된다.

사문서위조의 경우 형사처벌로 징역 5년 또는 10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가벼운 생각과 함께 날짜만 교묘하게 바꾸거나 문서 양식을 만들어 제출한 출석 위조로 '사문서위조 혐의' 처벌이 가능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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