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태깡 열풍’ 유난하다고? 단종시켜 흥한 맥립도 있다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ㅣ 한정판의 심리학
민디 와인스타인 지음 | 도지영 옮김 | 미래의창 | 1만8천원
▶이코노미 인사이트 구독하기http://www.economyinsight.co.kr/com/com-spk4.html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이란 말에 관심도 없던 물건이 갑자기 갖고 싶어진 경험이 있는가 ? ‘ 매진 임박 ’ ‘ 할인 종료 D-1’ 이란 문구에 홀리듯 결제 버튼을 누른 적은 없는가 ? 1 인당 5 개만 살 수 있다는 말에 필요 이상으로 구매했다가 후회했던 경험은 ?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선구자인 민디 와인스타인 박사는 이런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인 결정이 우리의 심리적 본능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
허니버터칩 , 포켓몬빵 , 먹태깡 같은 제품부터 하이엔드 명품까지 , 왜 우리는 구하기 힘든 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 여러 가게를 찾아다니고 , 웃돈을 주고서라도 그 제품을 사려 할까 ? 이 모든 현상의 중심에 있는 개념이 ‘희소성’이다 .
의사결정을 이끄는 강력한 동인 , 희소성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희소한 자원을 두고 경쟁했다 . 곡식 , 물 , 인력 등 희소한 자원을 차지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 물론 우리는 지금 이런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지만 , 놀랍게도 우리 뇌는 오늘날에도 희소한 무언가를 보면 이와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 . 뇌를 스캔해보면 , 희소한 제품을 발견할 때 공포를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된다 . 많은 사람이 희소한 제품을 손에 넣지 않으면 큰 손실을 본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리며 후회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 우리 뇌는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처리하려고 빠르게 의사를 결정한다 . 희소성은 구매욕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까지 좌우하는 강력한 영향 요인이다 .
그러나 단순히 생산량을 줄이고 한정판을 만든다고 무조건 희소성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 . 희소성에도 종류가 있다 . 한정판과 같이 공급량을 제한하는 ‘공급 관련 희소성 ’ 과 폭발적 인기로 품절되는 ‘수요 관련 희소성 ’ 그리고 타임세일과 같이 시간을 제한하는 ‘시간제한 희소성’ 까지 , 희소성의 종류에 따라 타깃의 특성과 마케팅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
공급 관련 희소성은 남들과 다른 제품으로 자기를 표현하려는 고객에게 , 수요 관련 희소성은 남들이 다 사니까 좋은 제품일 거라고 생각하거나 유행에 뒤처지기 싫은 고객에게 효과적이다 . 특별함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다 . 이런 고객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희소성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면, 소비자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 그렇기에 희소성을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제한하면 더 사고 싶어지는 심리 법칙
많은 기업이 소비자가 제품을 ‘마음껏 살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한다 . 눈에 잘 띄어야 , 손쉽게 구할 수 있어야 잘 팔릴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마음껏 사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 제한하면 오히려 사고 싶어지는 희소성의 법칙을 활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 브랜드가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다 .
스타벅스는 전세계에서 2 억 잔이 넘게 팔릴 만큼 인기 있는 ‘펌킨 스파이스 라테 ’ 를 가을에만 판매한다 . 인기 메뉴라면 1 년 내내 팔아야 수익이 올라가지 않을까 ? 그러나 스타벅스가 특정 기간에만 이 제품을 판매한 덕분에 고객은 매년 한정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매장으로 몰려든다 . 맥도날드는 인기가 떨어진 맥립버거를 단종시키는 대신 , 언제 어디서 출시될지 모르는 특별메뉴로 바꾸었다 . 그러자 놀랍게도 고객은 이전에 관심도 없던 메뉴에 열광했다 . 고객에게 맥립버거는 이제 언제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구매 기한을 제한하고 , 공급량을 제한하고 , 높은 인기로 곧 품절될 거라고 경고하면 , 그 제품은 이제 쉽게 구할 수 없는 ‘가치 있는 ’ 제품이 된다 . 소비자는 그럴 때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기꺼이 하게 될 것이다 . 고객이 열광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마케터와 기획자 , 경영인에게 이 책을 권한다 . 개장 전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오픈런과 품절 대란을 부르는 강력한 마케팅 무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최소혜 미래의창 편집부 대리 chlthgp1230@gmail.com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출생신고’ 영유아도 학대 사각지대…25명 수사 의뢰
- 미, 이스라엘 근해에 항모 급파…이·팔 사망자 1100명 넘어
- [단독] 양평군,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공무원 기소에도 ‘무징계’
- [단독] 59조 세수 펑크에 지자체도 직격탄…“24곳 적자 불가피”
- [단독] 시민단체 회계 꼬집더니…정작 추징액은 0.4%뿐
- 이름 때문에 청년월세도 번호이동도 안 되는 설믜씨
- ‘노쇼’ 김행 임명할 듯…윤 대통령 ‘청문보고서 패싱’ 18번
- 국가보조금 150억 부정수급한 541명 검거…작년보다 2배 늘어
- 급습당한 이스라엘, 대공습 낌새도 못 챘다…‘정보 실패’ 논란
- ‘코피 투혼’ 황희찬, 어느덧 시즌 6호 골…리그 득점 4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