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4연패 했지만, ‘아시아 2인자’ 확신하기 어려운 한국 야구··· 우타 품귀 어떡하나
원인은 젊은 우타 수 절대적 부족
한국 야구 장기 전략 방향 고민 땐
‘우투좌타 득세’ 대책 마련도 필요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대회 4연패를 이뤘고,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탈락의 충격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야구의 현주소를 새삼 느낄 수도 있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본선라운드에서 한국은 사회인리그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 2-0 신승을 거뒀다. 일본 사회인리그가 수준이 높다고는 하지만 프로 최정예와는 거리가 멀다. 오타니 쇼헤이 등 미국 프로야구(MLB)와 일본 프로야구(NPB)를 총망라한 일본 최정예를 상대한 지난 WBC에서 한국은 4-13으로 대패하며 격차를 확인했다.
일본에 이은 확실한 ‘아시아 2인자’라고 자처하기도 쉽지만은 않다. 항저우 대회에서 한국은 대만과 결승전 포함 2차례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 7일 결승전 승리로 국제대회 대만전 3연패를 끊은 게 소득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한국은 대만에 1-2로 졌다. 2019년 프리미어12 맞대결에선 0-7로 대패했다.
고민은 역시 타격이다. 항저우 대회에서 한국은 2차례 대만전에서 도합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본선라운드에서 무득점, 결승전에서 2득점 했다.
젊은 우타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만 24세·프로 4년 차 이하 제한을 걸고 나니 대표팀에 뽑을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다.
규정타석 기준 KBO 리그 우타자 OPS 상위 20걸을 추리면 국내 선수 중 20대는 노시환(한화)·박찬호(KIA)·서호철(NC) 등 3명에 불과하다. 24세 이하는 항저우 대회 4번 타자로 활약한 노시환이 유일하다.
윤동희(롯데)를 ‘막차 발탁’해 간신히 좌우 구색을 갖췄다. 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김도영(KIA)의 공백도 아쉬웠다. 하지만 그 외에 대표팀에 뽑을 만한 남은 우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지난 2일 본선라운드 대만전 패배 후 “KBO 리그에 우투좌타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우타 자원 부족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KBO 리그에서 우투좌타가 늘어난 건 최근의 현상이 아니다. 오른손잡이로 타고난 학생 선수들이 좌타자로 변신하려 애를 쓴다. 프로 진출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가 지금 같은 우타 품귀다.
좌타 편중의 항저우 대표팀은 2차례 대만전에서 상대 선발 린여우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결승전에서는 어느 정도 대처를 했고, 2점을 내기도 했지만 시원스러운 공격과는 역시 거리가 멀었다.
린여우민은 이제 20세다. 한국의 문동주와 같은 2003년생이다. MLB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1년 반 만에 더블A로 승격될 만큼 성장세도 가파르다. 향후 10년 이상 한국을 괴롭힐 투수가 될 수 있다. 꼭 린여우민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좌완이 나온다면 역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KBO 사무국은 지난 7월 ‘KBO리그·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WBC 쇼크 이후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KBO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심층 논의 후 한국 야구의 장기 전략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피치 클록 도입 등 미국이 선도하는 국제 트렌드에 함께 하고,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며, 유망주와 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에도 힘쓰겠다는 내용이다.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우투좌타 득세와 우타 품귀를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작업은 분명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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