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월세 사느니 차라리”…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 28개월만 최대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0. 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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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중 62.1%를 전세 거래가 차지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모습. [이상현 기자]
본격 가을 이사철에 접어든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2년 4개월 만에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전셋값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전날 신고건수 기준) 1만4022건 중 전세 거래가 8707건(62.1%)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5월 전세 비중이 67.2%를 기록한 뒤 28개월 만에 최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은 지난 2020년 8월 68.9%에 달했으나, 임대차 2법 시행 후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점차 월세(보증부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이자 상승과 전세사기 여파로 작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이 47.6%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셋값이 크게 떨어진 뒤로는 월세 수요가 다시금 전세로 갈아타거나, 집주인 협의를 통해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최고 6%대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근 3∼4%대로 떨어지는 등 작년보다 대출이 용이해지자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임차인이 늘었다.

또 전세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뒤 다세대 등 빌라 기피 현상이 커지고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금리 인상 후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서울 아파트 기준 4.8%)이 은행 금리보다 높아진 것도 전세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2년 전과 견줄 때 월세보다 전셋값이 더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올해 3분기(7∼9월)와 올해 상반기에 각각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에서 신규로 계약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세 평균가는 3분기 들어 5억1598만원으로 상반기보다 6.7% 상승했다.

반면 월세는 보증금으로 환산해 비교한 결과, 상반기 4억9118만원에서 3분기 5507만원으로 2.8% 상승했다. 상승폭이 전세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가 늘면서 당분간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 수는 한 달 전 3만1511건에서 이달 8일 3만915건으로 1.9% 감소했다.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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