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싼 주유소가 안보이더라니”.. 3곳 중 1곳 휘발유 판매가 1,800원 ‘훌쩍’
전체 30%.. “제주 98%, 서울 65%”
강원>충북>세종, 일주일 새 1,000곳↑
“이스라엘 전쟁 등 불안요소 속출”
주유소 세 곳 중 한 곳에서 휘발유 판매가격이 리터(L)당 1,800원 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9월 4주 기준 평균 가격이 전주 대비 14.76원 오른 L당 1,791.07원으로 1,800원 문턱을 넘나들며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주일 만에 1,800원을 웃도는 주유소가 10% 상당 급증했습니다.
서울에 이어 가장 휘발유 가격이 비싼 곳으로 꼽히는 제주는 거의 대부분 주유소가 1,800원을 웃돌았고 서울은 10곳 중 6곳 이상 1,800원을 넘었습니다.
당분간 이같은 양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안팎으로 변수가 잇따라 상승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류세 인하 종료를 둘러싼 정책 향방에 한층 촉각이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석유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4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L당 1,791.07원으로 전주 대비 14.76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가격은 아직 1,700원대라고 하지만 이미 일선에선 1,800원을 넘겨 파는 주유소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9월 4주 기준 전국 1만 789군데 주유소 중에 3,333개 주유소(30.9%)의 휘발유 판매 가격이 L당 1,800원 이상으로, 3곳 중 1곳 주유소 판매 가격이 1,800원을 웃돌고 있는 셈입니다.
전주인 9월 3주까지 2,261개 주유소(21.0%)에서 1,800원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일주일 사이에 1,072개(9.9%)가 늘었습니다.
1,800원 이상 휘발유 판매 주유소는 지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앞서 8월 2주까지 전체 주유소 중 1.7% 수준이던게 8월 3주(3.5%), 8월 4주(4.5%), 8월 5주(5.7%)를 거치면서 계속 늘었고 9월 1주(6.9%), 2주(11.0%), 3주(21.0%), 4주(30.9%)를 지나며 증가 폭을 키웠습니다.
9월 4주 기준, 전국 광역시·도 단위에서 L당 휘발유 판매가격이 1,800원을 넘는 주유소가 가장 많은 곳은 제주가 꼽혔습니다. 194개 중 191개(98.5%)가 1,800원을 넘었습니다.
다음은 서울로 439곳 중 286개(65.1%)에서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웃돌았습니다. 이어 강원(47.9%), 충북(42.2%), 세종(37.3%), 경기(35.3%), 충남(34.2%) 등 순으로 전체 주유소 3분의 1 이상의 L당 판매가가 1,800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상대적으로 대구(5.9%), 광주(9.9%), 울산(17.3%), 전북(18.3%), 부산(19.2%) 등은 이같은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주간 단위로 10월 첫째 주까지 12주 이상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 등 여파로 최근 국제 유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유가가 전날 대비 2% 정도 하락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양상을 보였지만 변수가 잇따르는 실정입니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규모가 커지면서 가뜩이나 요동치는 국제 유가 불안이 격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당장 유가가 오를 수도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사태가 다른 중동 국가로 확산하지 않는다면 실제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역시도 당장 단언할 상황이 아닙니다.
실제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당장 오를 수 있지만, 이번 사태가 유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확실한 전망을 내놓지는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국제 유가는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돼 현 시점에 영향을 주는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는 상승 흐름을 타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휴가 지나고 식음료에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면서, 안정되나 싶던 소비자 물가가 3%대 상승세를 보이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도 한 이유로 꼽힙니다.
관련해,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제 유가 강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추가 2개월 정도 연장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습니다.
빠르면 이달 중순 유류세 인하 종료 추이를 둘러싼 정책 향방이 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처럼 대내·외 변수들이 속출하면서 정책 결정에 고민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회재 의원은 “연중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면서도 기름값 폭탄에 국민들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유류세 인하 연장은 물론, 인하 폭 확대가 적극 추진돼야 할 시점”이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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