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항저우 결산]① 역사에 기록된 순간, 새로운 시작이 될 항저우의 영광
[마이데일리 = 항저우(중국) 최병진 기자] 항저우는 새로운 역사의 현장이었다.
지난달 23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보름간 쉴 틈 없이 진행됐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8일 폐회식을 끝으로 대회 종료를 알렸다. 여기 항저우에서 역사를 새로 쓰고 또 다른 출발을 알린 이들이 있다.
◆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 도래
한국 수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경영 종목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를 기록하며 금메달 수와 총 메달 수에서도 최고 기록이다.
기대를 받던 황선우(강원도청)와 김우민(강원도청)의 자신들의 실력을 그대로 증명했다. 황선우와 김우민은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과 함께 800m 단체에서 7분01초73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0의 한국 신기록으로 2관왕에 올랐고 김우민은 자유형 400m 3분44초36, 800m 7분46초03으로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에 등극했다.
깜짝 메달도 쏟아졌다. 약세를 보이던 단거리에서 스타가 등장했다.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은 자유형 50m 예선에서 21초84로 한국 신기록과 대회 신기록을 쓰더니 결승에서는 기록을 21초72로 단축시키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이밖에도 여자 800m 동메달, 혼계영 400m 은메달 등 곳곳에서 메달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 수영의 전성기를 알렸다.
◆ 구본길 “어펜져스, 어셈블”
슈퍼 히어로 ‘어벤져스’와 ‘펜싱’이 합쳐진 어펜져스의 위력은 여전했다.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 오상욱(대전광역시청)으로 구성된 남자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팀, 일명 ‘어펜져스’는 중국을 꺾고 아시안게임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사브르 대표팀은 2014년 인천 대회를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 그리고 항저우에서 마침내 대업을 달성했다.
구본길은 마침내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 개인전, 2014년 인천 개인전과 단체전, 2018 자카르타 팔렘방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5개의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던 구본길은 6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서정균(승마), 양창훈(양궁), 류서연(볼링)과 더불어 역대 한국 선수 하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이다.
구본길은 “다음 아시안게임인 나고야 대회까지 최다 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라며 의욕을 나타냈다.
◆ 황선홍호, 이번에도 일본 넘어 최초 ‘AG 3연패’
황선홍호가 해냈다. 펜싱과 마찬가지로 2014년, 2018년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축구 역사상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과정과 결과 모두 훌륭했다. 조별리그부터 쿠웨이트를 9-0, 태국을 4-0, 바레인을 3-0으로 꺾으면서 1위를 차지했다. 16강에서 키르기스스탄을 5-1로 완파한 한국은 8강에서 개최국 중국을 만났지만 실력차를 선보이며 2-0 완승을 거뒀다. 4강에서 난적 우즈베키스탄마저 2-1로 꺾었다.
결승 상대는 숙적 일본. 자카르타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게 됐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한국은 전만 1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전반 26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동점골과 후반 11분 조영욱(김천상무)의 역전골로 승리를 따냈다.
정우영은 8골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으며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백승호, 박진섭(이상 전북 현대), 설영우(울산 현대)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대표팀을 이끌었다.
특히 황선홍 감독은 대회 전 부진한 경기력과 무리한 중국과의 평가전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모두 이겨내고 대회 최정상에 올랐다.
◆ 새로운 배드민턴 여제의 대관식
안세영(21·삼성생명)이 배드민턴 여제로 올라섰다. 안세영은 29년 만에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 금메달과 함께 2관왕에 등극한 순간이다. 여자 단식 금메달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처음이다.
스토리도 이보다 짜릿할 수 없다. 안세영은 2018년 대회에서 32강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당시 상대가 이번 결승전에서 만난 중국의 천위페이였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에게 완패를 했고 이후에도 상대전 7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안세영은 실력을 계속해서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천위페이에게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안세영은 단체전 개인 단식 1경기에서도 천위페이를 2-0으로 꺾었고 단식에서는 세트 스코어 2-1로 승리하며 2관왕에 등극했다.
더욱이 안세영은 부상까지 안고 뛰었다. 토너먼트 때부터 무릎 통증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안세영은 결국 결승전 1세트 수비 과정에서 고통을 느꼈고 치료를 받았다. 이후 안세영은 기적적으로 부활했고 3세트를 따내며 대관식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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