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납치범이 된 유승호의 '거래'…지루할 틈 없는 긴장감

황재하 2023. 10.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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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첫 OTT 주연…일부 과장된 설정은 몰입감 해칠 가능성
드라마 '거래' 포스터 [웨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누구는 부모 잘 만나서 잘 먹고 잘살겠지만, 누구는 전역했는데 인생이 끝이야. 그런 거라고. 5분 준다. 결정해."

어제 군에서 전역한 삭발 머리의 청년 이준성(유승호 분)은 절친한 친구이자 의대생 송재효(김동휘)에게 인생을 바꿔놓을 선택을 강요받는다. 친구 박민우(유수빈)를 납치해 그의 어머니에게 10억 원을 뜯어낼지 결정하라는 것.

웨이브가 지난 6일 두 회차를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는 우발적으로 돈에 눈이 멀어 친구를 납치하게 된 두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준성과 재효는 돈 때문에 곤경에 처해 있다. 준성은 인터넷 도박에 빠져 사채를 끌어 썼다가 빚이 4억 원으로 불어나 있다. 재효는 대학에서 커닝이 적발돼 퇴학당했는데, 뒷돈을 내야만 퇴학을 면할 수 있다.

준성과 재효가 오랜만에 만나 술을 마시는데 마침 재효가 별로 친하지 않았던 부잣집 아들 민우를 술자리에 불러 셋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술에 약한 민우는 자리에서 곯아떨어지고, 준성과 재효는 민우를 데리고 재효의 반지하 자취방으로 간다.

자취방에서 잠든 민우의 휴대전화로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자 대신 전화를 받은 재효는 갑자기 "당신 아들을 데리고 있으니 다시 만나고 싶으면 10억 원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준성은 재효의 행동에 당황하며 당장 그만두라고 소리치지만, 돈의 유혹에 흔들린다.

드라마 '거래' 포스터 [웨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래'는 우발적으로 납치라는 중범죄에 발을 담은 준성의 내적 갈등과 그를 옥죄어오는 주변의 상황이 교차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시끄럽다는 이웃의 신고에 경찰이 자취방에 찾아오자 준성과 재효는 경찰이 민우를 발견하지 못하게 시선을 돌리려 서로 다투는 척 연기하고 결국 파출소로 끌려간다.

준성은 파출소에서 민우의 일을 털어놓으려 하지만, 마침 경찰들이 치매 노인 실종 사건에 관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바꾼다.

실종된 치매 노인이 휴대전화를 꺼 둬서 위치 추적이 되지 않고 마지막으로 확인된 위치 주변 폐쇄회로(CC)TV가 너무 많아 다 뒤져볼 수 없다는 경찰들의 말을 들은 준성은 미묘하게 표정이 달라진다.

결국 준성은 재효의 범행에 본격적으로 동참하는데, 이후 상황은 점차 나빠진다.

민우의 어머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범죄 조직으로 추정되는 주변 인물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들이 민우의 행적을 추적한다.

자취방 맞은편 집 주민은 준성과 재효가 민우를 데리고 자취방에 들어가던 날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다.

잠에서 깬 민우는 몸이 묶이고 눈이 가려진 상태로 깨어났는데도 자신을 납치한 게 준성과 재효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채 두 사람을 놀라게 한다.

드라마 '거래' 배우 유승호 [웨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래'는 같은 제목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일부 설정이나 연출이 만화를 연상케 한다.

민우 어머니(백지원)가 도움을 청하는 사설탐정의 중절모를 쓴 옷차림이나 민우의 행적을 추적하는 범죄 조직원의 금니가 두드러져 보이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준성이 사채업자들에게 끌려가 협박당하는 장면, 시험에서 커닝해도 돈을 내면 대학 퇴학을 피할 수 있다는 설정,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하는 전개 등은 다소 과장되고 어색한 인상을 준다.

이처럼 몰입감을 해치는 점도 일부 있지만, '거래'는 꾸준하게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시청자의 호기심을 유발할 만한 요소들을 갖췄다.

준성과 재효가 상대해야 하는 인물들은 납치 피해자인 민우, 민우의 어머니, 민우의 어머니에게 고용된 사람들, 경찰, 자취방 맞은편 집의 주민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게다가 준성과 재효가 서로 충돌하거나 배신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거래'는 적어도 시청자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만한 재료를 갖췄다.

'거래'는 또 회차당 40분가량의 재생 시간의 '미드폼'을 채택해 일반적인 회당 60분짜리 드라마보다 더 속도감 있게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드라마 '거래' 배우 김동휘 [웨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설픈 납치범으로 변신한 배우 유승호와 김동휘의 연기도 볼거리다.

OTT(동영상 스트리밍) 오리지널 시리즈 첫 주연을 맡은 유승호는 방황과 좌절감에 빠져 있다가 뜻하지 않게 납치극의 범인이 되는 준성의 복잡한 감정을 연기했다.

김동휘는 사건을 이끌어가는 재효를 연기했다. 그는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2(2020)에서도 복잡한 내면 갈등 끝에 극단적인 행동에 이르는 김후정 역할을 맡은 바 있다.

8부작인 '거래'는 지난 6일 2회까지 공개된 이후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 견인 지수 1위를 달성했다. 매주 금요일 두 회차씩 공개해 이달 27일에는 마지막 회를 감상할 수 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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